강민국 의원 "공공기관 '묻지마 투자'로 피해규모 증폭"
"전파진흥원, 계약서도 없이 옵티머스에 230억 투자"
5천억원대 사기 의혹을 받는 옵티머스 자산운용에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전파진흥원)이 계약서도 없이 거액의 공공자금을 투자한 정황이 드러났다.

22일 미래통합당 '사모펀드 비리 방지 및 피해구제 특별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인 전파진흥원은 2018년 3월 22일 옵티머스를 통해 '실적형 배당상품' 채권형 펀드에 23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전파진흥원의 옵티머스 투자는 내부 투자지침 위반이었다.

투자 자산, 운용 방식, 기대 수익률 등을 따져보지도 않고 계약서 없이 투자금이 집행됐다.

이 때문에 담당 팀장은 징계를 받았다.

그는 그해 10월 전파진흥원 징계위원회에서 "사모펀드 가입 신청 확인서를 계약서로 판단해 별도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회의록에 나타났다.

전파진흥원은 230억원을 포함해 2017년 6월부터 6차례에 걸쳐 748억원을 옵티머스에 투자했다.

재원은 과기정통부가 전파진흥원을 통해 운용하는 'ICT 기금'의 여유자금이다.

특히 전파진흥원은 옵티머스가 2018년 3월 제시한 상품설명서에 종전과 달리 '실적배당상품으로 원금이 보장되지 않으며, 손익은 투자자에 귀속된다'는 문구가 명기됐는데도 230억원 투자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파진흥원, 계약서도 없이 옵티머스에 230억 투자"
이처럼 전파진흥원의 투자 이후 옵티머스의 펀드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 펀드매니저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공공기관 투자가 일반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파진흥원은 옵티머스가 불법 정황을 짐작했으며, 해외로 도피한 이혁진 전 대표가 과기정통부에 이 같은 점을 털어놨는데도 방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상태다.

특위 소속 윤창현 의원이 과기정통부에서 입수한 수사의뢰서에 따르면 전파진흥원은 "국가의 공적 기금이 (옵티머스) 불법행위의 도구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짙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