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진료제한' 조건의 적법성 최대 쟁점

'국내 1호 영리병원의 개원'을 놓고 중국 녹지그룹과 허가권자인 제주도가 벌이는 법정 분쟁의 결과가 오는 10월 나올 전망이다.

'허가 취소' 녹지국제병원 둘러싼 소송 10월 선고
제주지법 행정1부는 21일 제주지법 301호에서 중국 녹지그룹 자회사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가 제주도를 상대로 제기한 영리병원 관련 소송 세번째 재판을 열었다.

녹지그룹 측이 제기한 소송은 '외국 의료기관 개설 허가 조건 취소 청구 소송'과 '외국 의료기관 개설 허가 취소처분 취소 소송' 등 2건이다.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조건 취소 청구 소송'은 제주도의 병원 개설 허가조건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이다.

녹지국제병원은 2018년 12월 5일 제주도로부터 외국인 의료관광객만 진료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건부 개설허가를 받았다.

녹지 측은 진료 대상에 내국인을 제외한 허가 조건이 의료법을 어겨 위법하다고 반발하며 2019년 2월 14일 제주도의 개설 허가조건을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행정소송을 냈다.

소송의 최대 쟁점은 제주도가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를 하면서 내건 '내국인 진료 제한'이라는 조건의 적법 여부다.

이날 3차 변론은 제주도 측의 주장을 듣는 형태로 진행됐다.

제주도 측 변호인들은 약 2시간에 걸쳐 내국인 진료 제한과 병원 개설 허가 취소의 적법성에 관해 설명했다.

이들은 "내국인 진료 제한은 특별법에 근거한 도지사의 정당한 재량행위"며,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승인서에 외국인 전용 병원이라는 용어가 쓰이는 등 녹지그룹 측도 내국인 진료 제한을 전제로 병원 허가를 신청했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또 '병원이 정당한 사유없이 진료를 거부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의료법 위반 관련 쟁점과 관련해 "영리병원은 외국인 전용으로 특별히 허가된 '새로운 형태의 의료기관'이어서 의료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논리를 펼쳤다.

제주도 측은 병원 허가 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녹지그룹이 패소할 경우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 소송은 소의 이익이 없어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녹지그룹 측은 내국인 진료 제한 소송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맞섰다.

지난달 16일 진행된 2차 변론에서 녹지그룹 측의 변호를 담당한 법무법인 태평양은 제주도가 '진료 대상을 제주 방문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정한 것'이 사실상 내국인 진료를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어서 위법이라는 주장을 펼쳤었다.

제주특별법상 의료기관 개설 특례에 따라 도지사의 개설 권한을 인정하더라도 내국인 진료를 불허하는 조건을 단 것은 상위법에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이번 소송의 선고는 10월 20일 오후 1시 50분 이뤄질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