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도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광둥성 선전시가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강도 높은 규제에 나서자 투자자들이 인근 후이저우로 몰리며 이 지역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

22일 홍콩 부동산 중개업체인 센터라인에 따르면 지난 3~6월 후이저우의 주택 가격은 6.7% 올라 중국 본토 도시 중에서 선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선전의 집값은 8.0% 뛰었다. 후이저우는 2016년 3월 이후 부동산 가격이 가장 많이 뛴 중국 3대 도시 중 하나가 됐다.

부동산 업계에선 후이저우의 집값이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선전시 당국이 지난주 역사상 가장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을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선전시 주택건설국은 지난 15일 '선전시 부동산 시장의 안전하고 건강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통지'를 발표했다. 여기엔 주택 구매 자격 요건과 주택 양도소득세 면제 조건 강화, 호화 주택세 부과, 주택 투기 목적의 '가짜 이혼' 방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 같은 규제에 더 많은 투자자들이 후이저우로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이저우는 주택 구입에 제한이 없는 데다 집값도 ㎡당 평균 1만~1만3000위안(약 223만원)으로 선전(5만위안)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내년에 간저우~선전 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선전과 후이저우 간 이동시간이 1시간에서 30분으로 줄어드는 것도 후이저우에 대한 투자를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현재 후이저우 주택 구입자의 20~30%가 선전 거주자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리이우츠 센터라인 최고경영자(CEO)는 "선전 사람들은 중국에서 주식과 자산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투자자로 유명하다"며 "당국이 더 많은 규제를 도입할수록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설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