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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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부동산 불법 투기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부동산 정책 관련 발언을 쏟아놓은데 이어, 관련 범죄 단속에 직접 칼을 빼든 것이다.

22일 법무부는 전날 검찰에 부동산 불법 거래행위를 단속·수사하고 범죄수익도 철저히 환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말하는 부동산 불법 거래행위는 △'기획부동산' 및 부동산 전문 사모펀드 등 금융투기자본의 불법행위 △개발제한구역과 농지를 무허가 개발하는 행위 △차명거래행위 △불법 부동산 중개행위 △조세 포탈행위 등이다.

법무부 측은 "최근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부동산 전문 사모펀드 등 투기세력들의 각종 불법행위로 인해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실정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추 장관은 최근 닷새 동안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동산 정책 관련 글을 쏟아내고 있다. 18일 "당국자나 의원의 말 한마디로 서울 집값이 잡히는 게 아닌 줄 모두가 안다"며 "근본 원인은 금융과 부동산이 한 몸인 것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과 금융을 분리한 20세기 금산분리제도를 고안했듯이, 금융과 부동산을 분리를 하는 21세기 '금부 분리 정책'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TV 토론 패널로 참석해 마이크가 커진 상황에서 "그렇게 해도 (집값은) 안 떨어질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둔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 장관의 부동산 관련 발언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외도'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집안일(법무부)부터 챙기라"며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의사가 있다면 거취 표명을 하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금부 분리, 참으로 희한한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것)' 이론"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비판에 추 장관은 "법무부장관도 국무위원으로 국가 주요 정책에 대해 의견을 표명할 수 있다"고 했다.

추 장관은 20일 오전 페이스북에 "부동산이 투전판처럼 돌아가는 경제를 보고 도박 광풍에 법무부 장관이 팔짱 끼고 있을 수 없듯 침묵한다면 도리어 직무유기"라고도 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입장을 내놓고 ‘월권’ 논란이 일자, 사흘 연속 부동산 관련 글들을 올리며 정면 반박에 나선 것이다.

같은 날 추 장관은 "저의 '금부 분리 제안'을 듣보잡이라고 비판한다. 그런데 벌써 하룻 밤사이 듣보잡이 실제 상황이 됐다"며 재차 메시지를 게시했다. 그는 "강남 한복판에서 금융과 부동산의 로맨스가 일어나고야 말았다"며 "어느 사모펀드가 강남 아파트 46채를 사들였다고 한다. 다주택규제를 피하고 임대수익 뿐만 아니라 매각차익을 노리고 펀드가입자들끼리 나누어 가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추 장관이 언급한 사모펀드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영하는 사모펀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달 중순 서울 삼성동에 있는 11층 규모의 '삼성월드타워'를 통째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에는 "나와 내 가족이 함께 살 집, 나의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아등바등 일해 돈을 모으지만 천정부지로 솟는 아파트값에 서민들은 좌절한다"며 "부동산이 서민의 인생을 저당잡는 경제시스템, 이것은 일찍이 토건세력이 만들어 놓은 것이며 문재인 정부의 국토부가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이 자신의 탄핵소추안을 제출한 것을 두고선 "'핍박'의 주인공으로 나를 지목했다"며 "나는 지금처럼 오로지 공정과 정의에만 집중하겠다"고 적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