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카페] 골프장 매출이 20~30%매출이 늘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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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특수는 존재하지만 골프장마다, 지역마다 천차만별
코로나 이전부터 잘되는 곳은 고객 더 받을 티타임이 없어
매출 증가율이 5~10%정도에 그치는 정도
그린피,식음료 가격 올리는 것도 고객 눈치 때문에 쉽지 않아
매출 상승률이 높은 곳은 평소에도 잘 차지 않았던 B급 골프장일 가능성
회원제,고급퍼블릭 등은 잔디 상태 유지 위해 총 팀 수 제한 하기도
골프장들이 표정관리하는 건 하반기 예고돼 있는 예년보다 많은 강수량과 태풍
태풍 한 번이면 상반기 코로나 특수로 벌어둔 매출 증가분 모두 날아갈 수 있기 때문
골프장 대표 "특수에 웃을 수가 없어,,강수량에 울고 웃는 게 골프장 운명"
코로나 이전부터 잘되는 곳은 고객 더 받을 티타임이 없어
매출 증가율이 5~10%정도에 그치는 정도
그린피,식음료 가격 올리는 것도 고객 눈치 때문에 쉽지 않아
매출 상승률이 높은 곳은 평소에도 잘 차지 않았던 B급 골프장일 가능성
회원제,고급퍼블릭 등은 잔디 상태 유지 위해 총 팀 수 제한 하기도
골프장들이 표정관리하는 건 하반기 예고돼 있는 예년보다 많은 강수량과 태풍
태풍 한 번이면 상반기 코로나 특수로 벌어둔 매출 증가분 모두 날아갈 수 있기 때문
골프장 대표 "특수에 웃을 수가 없어,,강수량에 울고 웃는 게 골프장 운명"
"매출이 20~30%는 늘었을 거라고요? 에이 그게 아녜요. 골프장 쪽을 잘 몰라서 하는 얘기죠."
경기도 용인의 한 골프장 대표는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코로나19 특수로 골프장 영업이 그야말로 대박을 치고 있으니 '뿌듯하지 않느냐'는 얘기를 듣고 나서다. 해외골프투어를 나가있을 골퍼들이 국내 골프장으로 모두 유입됐으니 장사할 맛 나지 않겠느냐는 인사치레에 반응이 예상을 빗나갔다. 그는 "진짜 골프장이 다 그런줄 알고 여기저기서 말하던데, 그게 진짜처럼 되버리면 큰 일"이라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대표의 설명은 이랬다.
"우린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티타임 판매율이 90%에 달했기 때문에 매출이 증가할 여분이 별로 없어요. 100% 찬다고 해도 10%정도가 는다는 건데, 100% 다채우는 게 동전의 양면이 있어요. 잔디가 스트레스 때문에 문제가 생기거든요."
적정한 판매율을 유지해야 잔디 상태를 최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체적으로 70~80%가 차는 게 적정한데, 예약수요가 폭증한다고 무리하게 고객을 받다간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게 그의 말이다.
"잔디가 상하면 객단가가 비싼 가을 성수기 장사를 망칠 수 있어요. 잔디는 생물인데, 얘네들도 특정기간 집중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한 창 파릇파릇해야 할 9~11월 성수기 때 생육이 더뎌지거든요. 물론 죽기도 하구요."
매출액을 높이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그린피나 식음료 가격을 대폭 인상하거나, 없던 야간 경기 팀수를 늘리는 것이다. 일부 티타임을 끼워넣기도 하는 고전적 방식도 있다. 하지만 회원제나 고급 퍼블릭은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그린피를 1만원만 올려도 난리가 난다. 다른 골프장이랑 함께 올리면 모르는데, 그것도 담합이 될 수 있으니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그가 지배인으로 있는 골프장은 코로나19 특수로 부킹수요가 절정에 달한 상반기에 그린피를 인상하지 않았다. 대신 카트비와 캐디피를 1만원씩 올렸다. 그는 "캐디피는 어차피 우리 매출이 아니니, 카트비 인상 효과정도인데, 30만원 정도인 객단가로 따지면 3%정도에 불과하다"며 "하반기 엔 그린피를 1만원 올릴까도 생각해 봤는데, 그래봤자 총 매출 상승분이 1억3000~1억4000만원정도라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온 뒤 포기했다"고 말했다. 연 매출의 1%쯤 되는 걸 더 벌려고 고객들한테 욕듣는 게 더 큰 손해가 아니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골퍼들 사이에 '체험담'으로 퍼지고 있는 "부킹이 하늘에 별따기다. 골프장이 초호황을 누린다"는 얘기는 틀린 소릴까. 경기도 북부의 또 다른 골프장 대표는 "평소에 부킹이 60~70%밖에 안차는 곳은 그런 느낌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들 것"이라고 해석했다. 평소 영업이 조금은 부진한 B급 골프장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아예 풀 부킹으로 예약이 안된다는 제주도의 경우는 어떻게 봐야 할까.
코로나19 청정지역을 강조한 '할인 패키지'상품이 많이 팔리면서 티타임이 씨가 말랐다는 소문이다. 한 골프장 대표는 "제주도가 코로나 이전에 워낙 골프장 장사가 안돼던 곳이다 보니 일시적 특수가 상대적으로 커보이는 현상이 아닌가 싶다"며 "제주도 골프장이 아무리 내륙지역 골퍼들로 가득찼다고 해도 아직도 내륙지역 골프장 예약률에 비해선 80~90% 수준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분석했다.
실제 22일 제주도 유명 퍼블릭 골프장 홈페이지 예약이 그랬다. 제주 서귀포의 L골프장은 사흘 뒤인 25일 토요일에도 30팀 정도가 예약을 기다리고 있었다.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S골프장도 주말 3팀이 남아 있었다. 휴가 성수기인 8월초에는 오전 7시~8시 타임까지 예약 가능한 상태.같은 시간 경남 창원의 한 골프장은 1,2부가 모두 찼고, 3부 야간 티타임 1개만이 남아 있었다.
골프계에선 코로나 특수를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골프장 등급별, 지역별 편차가 크고, 골프장 영업 방침에 따라서도 천차만별이라는 얘기가 많다. 하지만 20~30% 매출이 늘어난 골프장은 극소수일 거라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한 수도권 골프장 대표는 "윤달이 껴 4~5월에 좀 추워지면서 제대로 장사를 못한 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골프장들이 정작 걱정하는 건 하반기다. 골프장 영업상무는 강수량인데, 하루 20mm정도 이상 오는 날이 많을 것 같다는 예상 때문이다. 이달의 경우 예년보다 비가 잦았던 경기 포천 지역의 한 골프장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 때문에 영업을 못한 날이 하루 였는데, 올해는 20일까지 이미 나흘 정도를 제대로 영업하지 못했다"며 "이렇게 되면 한달동안 늘어난 매출 10%가 고스란히 사라진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9월 예고돼 있는 태풍은 가장 큰 근심거리다.
경기도 여주의 한 골프장 대표는 "코로나 특수가 봄에 아무리 많아도 가울 성수기 때 태풍 한 번이면 다 날아가 버린다"며 "마치 서울시가 아침에 청소차를 대거 동원해 애써 물청소를 해놨는데 그날 저녁에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불어닥치는 허탈함 같은 거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경기도 용인의 한 골프장 대표는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코로나19 특수로 골프장 영업이 그야말로 대박을 치고 있으니 '뿌듯하지 않느냐'는 얘기를 듣고 나서다. 해외골프투어를 나가있을 골퍼들이 국내 골프장으로 모두 유입됐으니 장사할 맛 나지 않겠느냐는 인사치레에 반응이 예상을 빗나갔다. 그는 "진짜 골프장이 다 그런줄 알고 여기저기서 말하던데, 그게 진짜처럼 되버리면 큰 일"이라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대표의 설명은 이랬다.
"우린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티타임 판매율이 90%에 달했기 때문에 매출이 증가할 여분이 별로 없어요. 100% 찬다고 해도 10%정도가 는다는 건데, 100% 다채우는 게 동전의 양면이 있어요. 잔디가 스트레스 때문에 문제가 생기거든요."
적정한 판매율을 유지해야 잔디 상태를 최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체적으로 70~80%가 차는 게 적정한데, 예약수요가 폭증한다고 무리하게 고객을 받다간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게 그의 말이다.
"잔디가 상하면 객단가가 비싼 가을 성수기 장사를 망칠 수 있어요. 잔디는 생물인데, 얘네들도 특정기간 집중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한 창 파릇파릇해야 할 9~11월 성수기 때 생육이 더뎌지거든요. 물론 죽기도 하구요."
매출액을 높이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그린피나 식음료 가격을 대폭 인상하거나, 없던 야간 경기 팀수를 늘리는 것이다. 일부 티타임을 끼워넣기도 하는 고전적 방식도 있다. 하지만 회원제나 고급 퍼블릭은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그린피를 1만원만 올려도 난리가 난다. 다른 골프장이랑 함께 올리면 모르는데, 그것도 담합이 될 수 있으니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그가 지배인으로 있는 골프장은 코로나19 특수로 부킹수요가 절정에 달한 상반기에 그린피를 인상하지 않았다. 대신 카트비와 캐디피를 1만원씩 올렸다. 그는 "캐디피는 어차피 우리 매출이 아니니, 카트비 인상 효과정도인데, 30만원 정도인 객단가로 따지면 3%정도에 불과하다"며 "하반기 엔 그린피를 1만원 올릴까도 생각해 봤는데, 그래봤자 총 매출 상승분이 1억3000~1억4000만원정도라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온 뒤 포기했다"고 말했다. 연 매출의 1%쯤 되는 걸 더 벌려고 고객들한테 욕듣는 게 더 큰 손해가 아니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골퍼들 사이에 '체험담'으로 퍼지고 있는 "부킹이 하늘에 별따기다. 골프장이 초호황을 누린다"는 얘기는 틀린 소릴까. 경기도 북부의 또 다른 골프장 대표는 "평소에 부킹이 60~70%밖에 안차는 곳은 그런 느낌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들 것"이라고 해석했다. 평소 영업이 조금은 부진한 B급 골프장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아예 풀 부킹으로 예약이 안된다는 제주도의 경우는 어떻게 봐야 할까.
코로나19 청정지역을 강조한 '할인 패키지'상품이 많이 팔리면서 티타임이 씨가 말랐다는 소문이다. 한 골프장 대표는 "제주도가 코로나 이전에 워낙 골프장 장사가 안돼던 곳이다 보니 일시적 특수가 상대적으로 커보이는 현상이 아닌가 싶다"며 "제주도 골프장이 아무리 내륙지역 골퍼들로 가득찼다고 해도 아직도 내륙지역 골프장 예약률에 비해선 80~90% 수준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분석했다.
실제 22일 제주도 유명 퍼블릭 골프장 홈페이지 예약이 그랬다. 제주 서귀포의 L골프장은 사흘 뒤인 25일 토요일에도 30팀 정도가 예약을 기다리고 있었다.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S골프장도 주말 3팀이 남아 있었다. 휴가 성수기인 8월초에는 오전 7시~8시 타임까지 예약 가능한 상태.같은 시간 경남 창원의 한 골프장은 1,2부가 모두 찼고, 3부 야간 티타임 1개만이 남아 있었다.
골프계에선 코로나 특수를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골프장 등급별, 지역별 편차가 크고, 골프장 영업 방침에 따라서도 천차만별이라는 얘기가 많다. 하지만 20~30% 매출이 늘어난 골프장은 극소수일 거라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한 수도권 골프장 대표는 "윤달이 껴 4~5월에 좀 추워지면서 제대로 장사를 못한 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골프장들이 정작 걱정하는 건 하반기다. 골프장 영업상무는 강수량인데, 하루 20mm정도 이상 오는 날이 많을 것 같다는 예상 때문이다. 이달의 경우 예년보다 비가 잦았던 경기 포천 지역의 한 골프장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 때문에 영업을 못한 날이 하루 였는데, 올해는 20일까지 이미 나흘 정도를 제대로 영업하지 못했다"며 "이렇게 되면 한달동안 늘어난 매출 10%가 고스란히 사라진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9월 예고돼 있는 태풍은 가장 큰 근심거리다.
경기도 여주의 한 골프장 대표는 "코로나 특수가 봄에 아무리 많아도 가울 성수기 때 태풍 한 번이면 다 날아가 버린다"며 "마치 서울시가 아침에 청소차를 대거 동원해 애써 물청소를 해놨는데 그날 저녁에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불어닥치는 허탈함 같은 거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