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공기관들이 채용일정을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앞당기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서다. 사진은 지난해 한국은행 입사 지원자들이 필기시험을 치고 나오는 모습.  /한경DB
금융 공공기관들이 채용일정을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앞당기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서다. 사진은 지난해 한국은행 입사 지원자들이 필기시험을 치고 나오는 모습. /한경DB
취업준비생에게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 공공기관 채용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올겨울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서다. 예년처럼 채용 일정을 잡았다가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 신규 인력 충원이 사실상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일정을 서두르게 한 이유다.

금융권 A매치는 9월 12일

빨라진 금융공기업 채용…'A매치' 9월12일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21일부터 신입직원 채용을 위한 원서 접수를 시작했다. 지난해(8월 27일)보다 약 한 달 앞당겼다. 이에 따라 한은의 필기시험은 9월 12일 치러진다. 한은 인사팀 관계자는 “혹시라도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돼 필기시험을 연기라도 하게 되면 연내 채용이 불투명해질 수 있어 채용시기를 앞당겼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예탁결제원 등 금융 공공기관은 그동안 한은과 같은 날 필기시험을 치러온 만큼 올해 금융 공공기관의 채용 필기시험인 ‘A매치’는 9월 12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A매치는 10월 19일 치러졌다.

취업문은 좁아질 듯

금융 공공기관 채용이 앞당겨졌지만 ‘취업문’은 좁아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채용 의사를 밝힌 8개 기관은 437명을 선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엔 10개 기관이 582명을 신규 채용했다. 한은은 지난해보다 5명 줄어든 55명을 뽑는다. 최근 9년간 매년 60~70명 정도를 채용한 한은이 60명 이하로 신입행원을 선발하는 건 2012년 후 처음이다. 수은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3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상반기 50명을 뽑았던 산업은행은 지난해 하반기의 두 배 규모인 60명을 채용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아직 채용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8월 초 채용 일정이 나올 것”이라며 “올해는 한은과 같은 날 필기시험을 치르기는 일정상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채용을 진행 중인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보다 두 명 많은 60명, 지난해 98명을 뽑았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올해 69명을 인턴으로 채용한다. 캠코는 선발자 가운데 90% 이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 밖에 예탁결제원은 지난해(50명)보다 12명 적은 38명, 기술보증기금은 지난해(86명)보다 11명 적은 75명을 선발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지난해 수준(50명)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필기시험 유형 미리 파악을

시험 일정이 앞당겨지자 취업준비생들도 바빠졌다. 온라인 취업카페에는 경제스터디 모임이 잇따라 개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 공공기관마다 필기시험 유형이 다른 만큼 미리 지원하려는 곳의 시험유형을 파악해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은 필기시험은 문항 수가 많으면서 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교시 전공학술(150분), 2교시 논술(60분)로 구분된다. 한은 관계자는 “배점이 높은 문제를 먼저 푸는 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는 금감원은 필기시험을 두 차례로 나눠 시행한다. 1차는 전공 50문항, 2차는 전공과 논술시험이다. 산은은 직무지식, 시사논술, 직업기초능력 세 과목으로 평가한다. 수은은 직업기초능력, 직무지식 두 과목을 평가한다. 특히 수은은 1차 면접 때 영어 말하기·쓰기 평가를 별도로 한다.

이 밖에 △예탁원은 전공, 시사논술 △한국거래소는 전공, 시사논술, 인·적성검사 △예금보험공사는 NCS 직업기초능력, 전공 △신용보증기금은 NCS 직업기초능력, 직무수행능력, 금융상식, 논술 △기술보증기금은 직무능력, 직업성격검사, 전공 △기업은행은 직업기초능력, 전공 등을 평가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