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령화율(전체 인구에서 만 65세 이상 노인 비중)이 2045년 일본을 추월해 세계 1위가 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22일 열린 ‘2020 인구포럼’에서 기조발제를 통해 이 같은 예측치를 제시했다. 한국 통계청과 일본 내각부의 집계를 비교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2020년 한국 고령화율은 15.7%로 일본(28.9%)에 크게 못 미치지만, 2040년에는 33.9%로 높아져 일본(35.3%)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한국의 고령화율은 2045년께 일본을 추월한 이후에도 계속 올라 2060년 43.9%에 달하면서 일본(38.1%)보다 크게 높을 전망이다.

서 부위원장은 빠른 고령화를 불러온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출산 및 육아의 보상 체계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여성은 출산 및 육아로 경력 단절 등 부가적인 비용이 발생하지만 노후 부양 등 과거 육아에 따른 보상은 사라졌다는 것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아이 한 명을 성인으로 성장시키는 데 돈으로는 3억원, 시간으로는 1만 시간 이상이 드는 것으로 추산했다.

교육비와 주거비 상승으로 관련 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초·중·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18년 29만1000원에서 지난해 32만1000원으로 늘었다.

주택가격이 올라갈수록 출산율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도 공개됐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가 수도권 기초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집값과 출산율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것에 따르면 집값이 높은 지자체일수록 출산율이 낮았다. 구체적으로는 아파트 ㎡당 가격이 200만원 이하인 경기 연천, 가평, 안성, 이천 등에서 여성 1인당 출산율이 1.2명 이상을 나타냈다. 주택가격이 ㎡당 1000만원에 육박하는 서울 강남구는 0.7명, 서초구는 0.8명 수준에 그쳤다.

서 부위원장은 “ 정책 대응 체계를 통합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은 가족 지원 예산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