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증하고 있는 해외 원정 개미(개인투자자)들을 잡기 위해 삼성증권이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수수료를 낮춘다. 해외주식 수수료도 기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증권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한 해외 주식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증권, 해외ETF 수수료 대폭 인하…증권사 '원정 개미' 유치戰 불 붙이나
삼성증권은 22일 신규 고객에게 온라인 해외주식 수수료를 0.25%에서 0.09%(미국 주식 매수 기준)로 낮추는 이벤트를 한다고 밝혔다. 계좌 개설 후 1년간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해외 ETF, ETN의 수수료도 기존 0.25%에서 0.045%로 인하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6월 말까지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해외주식 종목 상위 10개 가운데 ETF가 세 종목이나 편입돼 있을 정도로 해외ETF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수수료 인하로 신규 고객들이 얻는 실질 혜택이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해외주식 거래가 증권사들의 큰 수익원으로 자리잡으면서 업계에선 앞다퉈 이 같은 이벤트를 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자사 고객의 올 상반기 해외주식 매수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8배 늘었다. 해외주식 거래고객 수 역시 이달 17일 기준 전년 대비 4.1배 늘어난 7만3000만 명에 육박했다. 특히 비대면으로 해외주식을 거래하는 고객 비중은 전체의 58.9%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4%포인트 높아졌다. 2030 젊은 세대들의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해외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개미들이 늘면서 국내 증권사의 해외주식 수수료는 올 1분기 977억원으로 작년 동기(362억원) 대비 2.7배로 늘었다. 해외주식 거래는 국내 주식보다 수수료율이 높은 데다 환전수수료까지 더해져 알짜배기 수입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 유치를 위한 증권사 간 경쟁이 격화될 경우 해외 주식도 국내 주식처럼 수수료가 지속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수수료 인하와 함께 신규 온라인 고객을 대상으로 국가별 최대 95%의 환율 우대혜택(미국달러 기준, 매매기준율+스프레드 0.05% 적용)과 실시간 시세 무료 혜택 등도 제공한다. 사재훈 삼성증권 리테일부문장은 “최근 글로벌 주식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동학개미투자자들의 움직임에 맞춰 거래비용 혜택과 편의성 강화 등에 더해 알기 쉬운 언택트 투자 정보까지 총력 지원함으로써 ‘머니무브’의 글로벌화를 선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