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캄캄한 LCC…1만명 구조조정 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의 실업대란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한이 끝나는 다음달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 사장단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고용유지지원금 기한 연장 및 지원대상 확대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자리에는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등 7개 LCC 사장들이 참석했다.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은 “절박한 심정으로 이곳을 찾았다”며 “코로나19 터널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원금 기한이 만료되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LCC의 핵심 요구사항은 고용유지지원금 기한 연장이다. 현행법상 고용유지지원금은 1년에 최장 180일까지 받을 수 있다. LCC들이 지난 3월부터 순환 휴직을 시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오는 8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 차례대로 지원금 지급이 만료된다. 직원 휴직 수당의 4분의 3 이상을 지원금으로 충당하는 항공사들은 지원금이 끊기면 전 직원 무급휴직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7개 LCC의 전체 직원 규모는 1만1000여 명에 달한다. 이미 인력 구조조정을 시행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이스타항공도 이날 “지원 대상을 확대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9월부터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바람이 불 것이란 예측도 업계에 파다하다. 해외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탓에 LCC들의 주력 노선인 일본·중국·동남아시아 여객 수가 바닥을 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1~21일 7개 LCC의 국제선 여객 수는 436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7% 줄었다. LCC들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자금여력도 상실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선 운항은 LCC 간 출혈경쟁과 다름없다”며 “결국 실적 회복은 국제선 여객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