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수석급 이상 참모진 교체설로 술렁이고 있다. 다주택 참모진의 주택 문제로 촉발된 논란에 부동산발(發) ‘뿔난 민심’이 더해지면서 인적쇄신론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며 일체 함구하고 있지만 여권 일각에선 인적 개편론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인사 문제는 빼고 질문해 달라”며 처음부터 선을 그었다. 이날 아침 언론에 김조원 민정수석을 비롯해 주요 수석급이 대거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 데 대한 부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에 2주택을 보유한 김 수석은 금융감독원에 대한 무리한 감찰 문제까지 더해져 최근 들어 부쩍 구설에 오르내렸다. 청와대 일각에선 노영민 비서실장의 다주택자 처분 권고를 두고 강기정 수석과 김 수석이 설전을 벌였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주택자 참모들은 하루라도 빨리 처분해야 한다’는 강 수석의 주장에 김 수석이 ‘집 문제는 그렇게 함부로 얘기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공직기강을 다잡아야 할 민정수석이 주택 문제로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부담이다. 청와대는 이달 말께 다주택 보유 참모진의 처분 현황을 집계해 공개할 예정이다.

여기에 강 수석의 거취까지 더해지면서 청와대 핵심 참모진 인사폭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월 청와대 근무를 시작한 강 수석은 역대 정무수석 가운데 장수한 편에 속한다. 21대 국회 개원으로 청와대와 야당의 소통채널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고 강 수석도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치 활동 재개를 고민해온 터라 하반기께 청와대를 나갈 가능성이 점쳐졌다. 정무·민정 핵심 수석의 교체 움직임이 표면화하자 인사 교체폭이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김외숙 인사수석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비서실장 정책실장 안보실장 등 3실장을 제외한 상당수 수석이 인사 대상에 오르내리면서 인사폭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한 관계자는 “청와대 내부와 전혀 다른 기류의 참모진 교체설이 거론되고 있어 다소 황당해하는 분위기”라며 “이번 인사설은 청와대 바깥이 주요 소스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친문(친문재인)계 의원은 “연초 일부 참모진에 대한 인적 개편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맞지만 최근 들어 오히려 잦아들었다”며 “부동산 문제 때문인 것 같은데 김거성 수석에 대한 대통령의 신임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이번 개편 논란을 두고 청와대 입성을 노리는 일부 전직 의원들의 ‘자가 발전성’ 주장이 강하게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