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가해 혐의자 청문회 불참 속 최숙현 가혹행위 증언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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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환 선수와 추가 피해자들 "김규봉 감독-장 선수 폭행 봤다"
이용 의원, 최숙현 선수 일기에 적힌 다른 가해자 신원 추가 공개
임오경 의원은 '거짓 진술 강요' 의혹 제기…폭행 은폐 정황 드러나 고(故) 최숙현 선수를 벼랑으로 내몬 주요 가해 혐의자인 김규봉 감독과 장 모 선수, 팀 닥터라고 불리던 안주현 운동처방사는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가 동행 명령장을 발부하고, 출석을 요구했지만 끝내 3명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반면 가해 혐의자 중 유일하게 증인으로 나선 김도환 선수와 추가 피해자, 목격자들이 3명의 가혹행위를 증언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서는 증인과 참고인의 증언, 문체위가 수집한 증거들이 쏟아졌다. ◇ 김규봉 감독과 장 모 선수는 거짓 진술 강요까지
이날 제기된 대표적인 의혹은 김규봉 감독과 장 모 선수의 거짓 진술 강요, 고 최숙현 선수를 향한 경주시청 선수들의 집단적인 괴롭힘 등이다.
최숙현 선수와 추가 피해자들이 '핵심 가해자'로 지목한 김 감독과 장 선수는 목격자들을 회유해 혐의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그러나 감독과 장 선수에게 유리한 내용의 진술서를 썼던 전·현직 경주시청 선수들이 용기 내 "강요에 의해 쓴 진술서였다"고 증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김 감독과 장 선수의 폭행 사실 은폐 시도를 목격한 선수들의 증언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한 선수는 "감독님이 '가만두지 않을 거다.
내 등에 칼 꽂은 제자는' 이런 식의 말을 했다.
'내가 때린 건 인정해'라고 하면서 '그런데 내 직장, 내 밥줄을 건드려'라고 반복해서 말했다"고 폭로했다.
"선수들이 숙소에 모여 있고, 한 명씩 방에 들어가서 감독님이랑 얘기하고 나온 뒤에 진술서를 썼다.
감독이랑 장 모 선수가 하나씩 검토하고"라는 증언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도 두 선수의 진술서를 공개하며 "김규봉 감독과 장 선수 쪽에 유리한 진술을 했다.
김 감독과 통화한 내용으로 진술서를 작성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 진술서를 쓴 선수는 증인으로 참석해 "실제 내가 봤던 내용과 다른 면이 있다"고 진술서를 작성할 때 김규봉 감독의 압력이 있었다고 했다. ◇ 김도환 "김규봉 감독에게 야구 방망이로 맞기도"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은 경주시청팀에서 최숙현 선수를 힘들게 한 선수가 더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이용 의원이 입수한 최숙현 선수 일기에는 '나의 원수는 누구인가', '내가 아는 가장 정신 나간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물음 아래에 김규봉 감독과 장 모 선수, 김정기(김도환 선수의 개명 전 이름) 외에도 전 경주시청 소속 선수 두 명의 이름을 적었다.
이용 의원이 최숙현 선수 일기의 일부를 공개한 건, 경주시청팀에서 김규봉 감독과 장 선수의 막강한 영향력 앞에서 여러 선수가 특정 선수를 지속해서 가해한 정황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용 의원은 "현재까지 밝혀진 가해자 외에 추가 가해자가 더 드러났다.
경주시청팀 안에서 감독의 영향이 이 정도였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가해 혐의자 4명 중 유일하게 청문회에 참석한 김도환 선수는 "오랫동안 함께 지낸 (김규봉) 감독의 잘못을 들추기가 싫었고, 내 잘못을 드러내고 싶지도 않았다"며 지난 6일 문체위 전체 회의에서 폭행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을 사과했다.
김 선수는 이어 "정말 죄송하다.
지금 이 말은 진심이다.
(2016년 뉴질랜드 전지훈련 기간에) 육상 훈련 중에 최숙현 선수가 내 앞을 가로막는다는 이유로 뒤통수를 가격했다"고 자신의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또 "(김규봉 감독, 안주현 처방사, 장 모 선수가) 최숙현 선수에게 폭행, 폭언을 한 걸 본 적이 있다"며 다른 가해 혐의자들의 가혹 행위도 증언했다.
김도환 선수는 "나는 중학생 때부터 김규봉 감독에게 폭행당했다.
담배를 피우다 걸려 야구 방망이로 맞기도 했다"며 "안주현 처방사에게 나도 매달 80만∼100만원을 보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 폭행 가담한 선수 "장 선배의 지시로 A 선수 때렸다"
추가 피해자들과 위력에 의해 폭행에 가담한 선수는 장 선수의 폭행과 폭행 교사 등을 증언했다.
고(故)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떠난 뒤 용기를 내 장 선수와 김규봉 감독을 고소한 A 선수는 "2016년 5월에 보강 훈련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자 숙소로 불려갔다.
장 선배가 다른 선배에게 '쟤는 맞아야겠다'라고 했다"며 "지시를 받은 남자 선배가 각목으로 엉덩이를 10대 때렸다"라고 증언했다.
당시 장 모 선배의 지시로 A 선수를 폭행한 선수도 청문회에 출석했다.
그는 이용 의원의 질의에 "장 선배의 지시로 A 선수를 때렸다.
기억한다"며 "만약 장 선배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면 나에게도 따돌림을 당하고, 정신이 피폐해질 정도로 심적 고통을 느끼게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장 선수의 지시를 따라 폭행한 선수는 "정말 반성하고 있다.
그런 선배를 믿고 따른 게 부끄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 협회 관계자 "지금 생각해보니 안일한 대처"
고 최숙현 선수는 올해 2월부터 경주시청, 경찰, 검찰,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인권위원회 등에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나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문체위 소속 여야 위원들은 최숙현 선수의 호소에 안일하게 대처했던 기관 관계자들의 책임을 추궁했다.
대한철인3종협회 관계자는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대처가 미흡했다"고 답했고, 다른 기관 관계자들은 "체육인 인권 보호를 위해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청문회 말미에는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 분리'가 화두에 올랐다.
이에 이용 의원은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푸는 자리다.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며 청문회가 자칫 정쟁으로 흐를 수 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추가 피해자 선수 2명은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과 우리의 걱정을 풀 수 있게 국회의원과 문재인 대통령께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숙현이는 주변에서 자신의 어려움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걸 가장 힘들어했다.
결국 자신의 몸을 던져 진실을 밝히려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밝힌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는 "다시는 숙현이처럼 억울하게 당하는 운동선수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
선수와 지도자에게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국회와 대한체육회의 각별한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허망하게 딸을 보내고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꺼리던 최숙현 선수의 어머니 류씨도 이날 청문회에 참석했다.
증언을 들으며 눈물을 보인 류씨는 이번 청문회에서 가장 바랐던 가해 혐의자들의 '사과'는 끝내 듣지 못했다.
/연합뉴스
이용 의원, 최숙현 선수 일기에 적힌 다른 가해자 신원 추가 공개
임오경 의원은 '거짓 진술 강요' 의혹 제기…폭행 은폐 정황 드러나 고(故) 최숙현 선수를 벼랑으로 내몬 주요 가해 혐의자인 김규봉 감독과 장 모 선수, 팀 닥터라고 불리던 안주현 운동처방사는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가 동행 명령장을 발부하고, 출석을 요구했지만 끝내 3명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반면 가해 혐의자 중 유일하게 증인으로 나선 김도환 선수와 추가 피해자, 목격자들이 3명의 가혹행위를 증언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서는 증인과 참고인의 증언, 문체위가 수집한 증거들이 쏟아졌다. ◇ 김규봉 감독과 장 모 선수는 거짓 진술 강요까지
이날 제기된 대표적인 의혹은 김규봉 감독과 장 모 선수의 거짓 진술 강요, 고 최숙현 선수를 향한 경주시청 선수들의 집단적인 괴롭힘 등이다.
최숙현 선수와 추가 피해자들이 '핵심 가해자'로 지목한 김 감독과 장 선수는 목격자들을 회유해 혐의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그러나 감독과 장 선수에게 유리한 내용의 진술서를 썼던 전·현직 경주시청 선수들이 용기 내 "강요에 의해 쓴 진술서였다"고 증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김 감독과 장 선수의 폭행 사실 은폐 시도를 목격한 선수들의 증언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한 선수는 "감독님이 '가만두지 않을 거다.
내 등에 칼 꽂은 제자는' 이런 식의 말을 했다.
'내가 때린 건 인정해'라고 하면서 '그런데 내 직장, 내 밥줄을 건드려'라고 반복해서 말했다"고 폭로했다.
"선수들이 숙소에 모여 있고, 한 명씩 방에 들어가서 감독님이랑 얘기하고 나온 뒤에 진술서를 썼다.
감독이랑 장 모 선수가 하나씩 검토하고"라는 증언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도 두 선수의 진술서를 공개하며 "김규봉 감독과 장 선수 쪽에 유리한 진술을 했다.
김 감독과 통화한 내용으로 진술서를 작성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 진술서를 쓴 선수는 증인으로 참석해 "실제 내가 봤던 내용과 다른 면이 있다"고 진술서를 작성할 때 김규봉 감독의 압력이 있었다고 했다. ◇ 김도환 "김규봉 감독에게 야구 방망이로 맞기도"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은 경주시청팀에서 최숙현 선수를 힘들게 한 선수가 더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이용 의원이 입수한 최숙현 선수 일기에는 '나의 원수는 누구인가', '내가 아는 가장 정신 나간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물음 아래에 김규봉 감독과 장 모 선수, 김정기(김도환 선수의 개명 전 이름) 외에도 전 경주시청 소속 선수 두 명의 이름을 적었다.
이용 의원이 최숙현 선수 일기의 일부를 공개한 건, 경주시청팀에서 김규봉 감독과 장 선수의 막강한 영향력 앞에서 여러 선수가 특정 선수를 지속해서 가해한 정황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용 의원은 "현재까지 밝혀진 가해자 외에 추가 가해자가 더 드러났다.
경주시청팀 안에서 감독의 영향이 이 정도였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가해 혐의자 4명 중 유일하게 청문회에 참석한 김도환 선수는 "오랫동안 함께 지낸 (김규봉) 감독의 잘못을 들추기가 싫었고, 내 잘못을 드러내고 싶지도 않았다"며 지난 6일 문체위 전체 회의에서 폭행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을 사과했다.
김 선수는 이어 "정말 죄송하다.
지금 이 말은 진심이다.
(2016년 뉴질랜드 전지훈련 기간에) 육상 훈련 중에 최숙현 선수가 내 앞을 가로막는다는 이유로 뒤통수를 가격했다"고 자신의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또 "(김규봉 감독, 안주현 처방사, 장 모 선수가) 최숙현 선수에게 폭행, 폭언을 한 걸 본 적이 있다"며 다른 가해 혐의자들의 가혹 행위도 증언했다.
김도환 선수는 "나는 중학생 때부터 김규봉 감독에게 폭행당했다.
담배를 피우다 걸려 야구 방망이로 맞기도 했다"며 "안주현 처방사에게 나도 매달 80만∼100만원을 보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 폭행 가담한 선수 "장 선배의 지시로 A 선수 때렸다"
추가 피해자들과 위력에 의해 폭행에 가담한 선수는 장 선수의 폭행과 폭행 교사 등을 증언했다.
고(故)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떠난 뒤 용기를 내 장 선수와 김규봉 감독을 고소한 A 선수는 "2016년 5월에 보강 훈련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자 숙소로 불려갔다.
장 선배가 다른 선배에게 '쟤는 맞아야겠다'라고 했다"며 "지시를 받은 남자 선배가 각목으로 엉덩이를 10대 때렸다"라고 증언했다.
당시 장 모 선배의 지시로 A 선수를 폭행한 선수도 청문회에 출석했다.
그는 이용 의원의 질의에 "장 선배의 지시로 A 선수를 때렸다.
기억한다"며 "만약 장 선배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면 나에게도 따돌림을 당하고, 정신이 피폐해질 정도로 심적 고통을 느끼게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장 선수의 지시를 따라 폭행한 선수는 "정말 반성하고 있다.
그런 선배를 믿고 따른 게 부끄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 협회 관계자 "지금 생각해보니 안일한 대처"
고 최숙현 선수는 올해 2월부터 경주시청, 경찰, 검찰,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인권위원회 등에 피해를 호소했다.
그러나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문체위 소속 여야 위원들은 최숙현 선수의 호소에 안일하게 대처했던 기관 관계자들의 책임을 추궁했다.
대한철인3종협회 관계자는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대처가 미흡했다"고 답했고, 다른 기관 관계자들은 "체육인 인권 보호를 위해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청문회 말미에는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 분리'가 화두에 올랐다.
이에 이용 의원은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푸는 자리다.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며 청문회가 자칫 정쟁으로 흐를 수 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추가 피해자 선수 2명은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과 우리의 걱정을 풀 수 있게 국회의원과 문재인 대통령께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숙현이는 주변에서 자신의 어려움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걸 가장 힘들어했다.
결국 자신의 몸을 던져 진실을 밝히려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밝힌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는 "다시는 숙현이처럼 억울하게 당하는 운동선수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
선수와 지도자에게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국회와 대한체육회의 각별한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허망하게 딸을 보내고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꺼리던 최숙현 선수의 어머니 류씨도 이날 청문회에 참석했다.
증언을 들으며 눈물을 보인 류씨는 이번 청문회에서 가장 바랐던 가해 혐의자들의 '사과'는 끝내 듣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