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선박에서 기름 계속 흘러나와…선박 인양 작업 더뎌
시꺼먼 기름 뒤집어쓴 청정 가거도항…양식장 덮칠라 '전전긍긍'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항이 시커멓게 변해버렸다.

한반도 최서남단으로 청정 바다였던 항이 침몰 선박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뒤범벅됐다.

가거도 주민들은 항 인근에 전복, 해삼 등 자연 양식장까지 기름이 흘러들고 있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정관 가거도 발전소장은 23일 연합뉴스 전화 통화에서 "21일 오후 침몰한 예인선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가거도항이 시커멓게 변해 버렸다"면서 "유 흡착포 등을 이용해 이틀째 방제 작업을 하고 있지만 호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침몰 선박 인양작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름이 계속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선박 인양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양식장 피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방제 작업을 위해 나온 어민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코로나19로 낚시객, 관광객이 줄어 생계유지가 어려운데 사고까지 겹쳤다며 한숨 지었다.

시꺼먼 기름 뒤집어쓴 청정 가거도항…양식장 덮칠라 '전전긍긍'
한 어민은 "항 인근에 있는 전복, 해삼 양식장까지 기름이 흘러들면 2∼3년은 수확이 어렵다"면서 "제발 큰 피해가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목포해경은 침몰 선박을 최대한 빨리 인양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 차례 인양에 실패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름 유출 사고는 지난 21일 오후 3시 29분께 가거도항 방파제 공사 현장에 투입된 부산선적 78t 예인선이 800t급 부선과 충돌, 침몰하면서 발생했다.

예인선에는 벙커 A 등 기름 24t이 실려 있었으며 이 기름 일부가 항 내로 계속 유출되는 것으로 해경은 추정했다.

주민들로 구성된 가거도 해경 자율방재단과 유관 기관이 나서 흡착포 등을 이용, 방제 작업을 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