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서울지역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억원이 넘는 오피스텔 거래량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자 대체재로 오피스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에서 거래된 오피스텔은 6302실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4284실)보다 47% 늘어났다. 5억원 이상 오피스텔 거래량은 지난해 상반기 214건에서 올 상반기 452건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서울 오피스텔은 평균 매매가격도 오름세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의 가격 변동률은 올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0.77%, 0.29%를 기록했다. 신고가를 경신하는 오피스텔도 잇따르고 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오피스텔 전용면적 140㎡는 최근 22억원에 매매됐다. 직전 최고가인 지난해 10월의 21억원보다 1억원 올랐다.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오피스텔 전용 137㎡는 지난달 20일 역대 최고가인 17억6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청약시장에서도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올 상반기 서울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은 여섯 곳 모두 단기간에 완판됐다. 지난달 여의도동에서 청약 신청을 받은 힐스테이트여의도파인루체는 210실 모집에 3890명이 신청해 평균 18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 아파트보다 규제가 적다는 점을 꼽는다. 지난달 발표한 ‘6·17 부동산대책’에 따르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3억원 초과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전세대출이 막히지만 오피스텔은 예외다. 지난해 ‘12·16 대책’으로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에 대해선 9억원 초과분부터 담보인정비율(LTV)이 20%로 제한되고 15억원 초과는 아예 대출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오피스텔은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아 최대 70%까지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권 전매 제한과 같은 아파트 거래 규제가 본격화하는 다음달부터는 풍선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