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네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해 미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S&P500지수에 편입될 요건을 갖췄다. 테슬라는 또 세제 혜택을 약속한 텍사스주에 북미2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22일(현지시간) 테슬라가 공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순이익 1억400만달러, 주당순이익 2.18달러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일각에선 적자를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네 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테슬라의 올 2분기 매출은 60억40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는 5%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치를 초과 달성했다.

이로써 테슬라는 창업 17년 만에 처음으로 네 분기 연속 흑자, 시가총액 82억달러(약 10조원) 이상, 미국에 본사를 둘 것 등 S&P500지수 편입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물론 조건이 된다고 해서 자동 편입되는 것은 아니고 관련 위원회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 테슬라가 S&P500에 들어가면 새롭게 이 지수에 합류한 기업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S&P500지수 편입은 자동차업계에서 테슬라의 독보적 행보에 최정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도 “테슬라가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새 시대를 열었다”며 “스마트폰처럼 자동차 기술을 개발한 것이 혁신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기대가 반영돼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테슬라 주식은 6% 올랐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텍사스주 오스틴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테슬라의 전 세계 다섯 번째 공장이고 미국 내 두 번째 생산기지다. 규모는 2000에이커(약 809만㎡)로 오스틴에서 15분 거리에 있다.

‘기가팩토리 텍사스’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에선 모델3와 모델Y, 세미트럭 등을 생산해 북미 동부 지역에 공급할 계획이다. 북미 서부 지역을 담당하는 기존 캘리포니아주 공장과 양분하는 셈이다. 머스크는 “공장은 친환경적으로 건설해 대중에게도 공개할 예정”이라며 “기존 캘리포니아 공장도 계속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신규 공장이 500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슬라의 새 공장 부지를 놓고 오스틴과 오클라호마주 털사는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텍사스주는 공장 유치를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오스틴이 속한 트래비스카운티는 이달 초 주민 투표를 통해 테슬라에 1470만달러(약 176억원) 이상의 세금 감면 혜택을 주기로 의결했다.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공장용지 발표 직후 “텍사스는 테슬라가 혁신하고 성공할 수 있는 기업 환경을 조성했다”며 “테슬라의 투자가 텍사스에 가져올 엄청난 경제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텍사스는 주 법인세와 개인소득세가 없는 데다 환경 등 각종 규제가 다른 주보다 느슨하다. 머스크는 지난 5월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령으로 기존 공장이 있는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다카운티가 재가동을 막자 “본사를 텍사스 등 다른 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