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CMO 추가 수주 기대…K-바이오 열풍 재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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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CMO) 계약을 맺은 이후 국내 백신 회사의 추가 수주 가능성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 세계 백신 생산 시설부족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기술 이전을 통해서라도 여러 국가에 위탁 생산을 맡기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매출총이익률(매출 총이익에서 총매출액을 나눈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백신 CMO 특성에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국내 백신 기업들이 적지 않아 진단키트에 이어 K-바이오 열풍을 다시 한 번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 역시 “다른 글로벌 회사와 수주를 논의 중”이라며 “글로벌 제약 회사들이 백신 공급 물량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백신 CMO를 찾고 있는 추세”고 말했다.
백신은 우리 몸의 침입자를 기억하는 특성을 이용한 의약품이다. 외부에서 들어온 약한(백신) 적을 기억했다가 진짜 적이 오면 물리치는 방식이다.
백신의 핵심은 얼마나 바이러스를 무력화(중화)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드냐에 달려있다. 중화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돌기처럼 돋아 있는 ‘스파이크(spike) 단백질’에 달라붙어 공격을 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백신 개발 공정과 세포 배양 방식에 따라 생산할 수 있는 백신 CMO 회사들이 나뉜다. 한국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 외에 LG화학과 바이넥스, 유바이오로직스, 일양약품 등이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침팬지에게 감기를 유발하는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한다. 바이러스가 포함된 동물 세포를 배양해 백신을 만들 수 있는 국내 CMO 회사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 밖에 없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경북 안동 공장에서 연 1억5000만병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동물 세포 배양 시설은 절반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유바이오로직스 역시 연 1000만병을 만들 수 있다. 백신은 한 명이 두 병을 맞아야 제대로 된 중화항체가 형성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겉모습만 같은 단백질을 만들어 백신으로 투여하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 DNA 백신 등도 이들 업체의 수탁생산 수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조합 단백질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미국의 노바백스, 유바이오로직스가 개발 중이다.
한 CMO 회사 대표는 “생백신의 경우 제조 공정에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어 (오염 우려 탓에)기존 바이오 의약품 공장에선 생산이 어렵다”며 “생산 시설을 싹 부꾸지 않는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수주를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선 LG화학과 바이넥스가 있다. 각각 연 3억병과 1000만병을 만들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생산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삽입된 재조합 플라스미드를 대장균에서 복제하는 방식을 쓰는 DNA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백신은 제넥신과 미국 이노비오가 개발하고 있다.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 중인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의 백신도 일부는 수탁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백신 CMO 수주 계약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독감 백신 생산 등으로 공장 가동률이 80~90%차 있기 때문이다. 또 대륙별로 생산 시설을 분산하는 백신 업계 특성상 한국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은 글로벌 백신 공급 경험이 적고, 일본은 내수용 생산에 그치고 있다”며 “한국이 아시아 시장의 백신 공급 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진입장벽이 높은 백신 시장에 꾸준히 투자를 해온 국내 회사들이 적지 않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백신 회사들이 크게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최지원 기자 duter@hankyung.com
전 세계 백신 생산 시설부족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기술 이전을 통해서라도 여러 국가에 위탁 생산을 맡기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매출총이익률(매출 총이익에서 총매출액을 나눈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백신 CMO 특성에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국내 백신 기업들이 적지 않아 진단키트에 이어 K-바이오 열풍을 다시 한 번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 “다른 회사와 수주 논의 중”
23일 백신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영국 옥스포드대·아스트라제네카와 맺은 백신 CMO 계약 이외에도 다른 글로벌 회사들과 추가 수주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 역시 “다른 글로벌 회사와 수주를 논의 중”이라며 “글로벌 제약 회사들이 백신 공급 물량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백신 CMO를 찾고 있는 추세”고 말했다.
백신은 우리 몸의 침입자를 기억하는 특성을 이용한 의약품이다. 외부에서 들어온 약한(백신) 적을 기억했다가 진짜 적이 오면 물리치는 방식이다.
백신의 핵심은 얼마나 바이러스를 무력화(중화)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드냐에 달려있다. 중화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돌기처럼 돋아 있는 ‘스파이크(spike) 단백질’에 달라붙어 공격을 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백신 개발 공정과 세포 배양 방식에 따라 생산할 수 있는 백신 CMO 회사들이 나뉜다. 한국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 외에 LG화학과 바이넥스, 유바이오로직스, 일양약품 등이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침팬지에게 감기를 유발하는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한다. 바이러스가 포함된 동물 세포를 배양해 백신을 만들 수 있는 국내 CMO 회사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 밖에 없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경북 안동 공장에서 연 1억5000만병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동물 세포 배양 시설은 절반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유바이오로직스 역시 연 1000만병을 만들 수 있다. 백신은 한 명이 두 병을 맞아야 제대로 된 중화항체가 형성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겉모습만 같은 단백질을 만들어 백신으로 투여하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 DNA 백신 등도 이들 업체의 수탁생산 수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조합 단백질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미국의 노바백스, 유바이오로직스가 개발 중이다.
한 CMO 회사 대표는 “생백신의 경우 제조 공정에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어 (오염 우려 탓에)기존 바이오 의약품 공장에선 생산이 어렵다”며 “생산 시설을 싹 부꾸지 않는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수주를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회사도 추가 수주 기대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지 않은 백신은 일반 바이오 의약품 CMO 업체들도 생산할 수 있다. 다만 동물 세포가 아닌 미생물 배양 방식의 시설이 갖춰져야 한다.한국에선 LG화학과 바이넥스가 있다. 각각 연 3억병과 1000만병을 만들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생산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이들 업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삽입된 재조합 플라스미드를 대장균에서 복제하는 방식을 쓰는 DNA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백신은 제넥신과 미국 이노비오가 개발하고 있다.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 중인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의 백신도 일부는 수탁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백신 CMO 수주 계약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독감 백신 생산 등으로 공장 가동률이 80~90%차 있기 때문이다. 또 대륙별로 생산 시설을 분산하는 백신 업계 특성상 한국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은 글로벌 백신 공급 경험이 적고, 일본은 내수용 생산에 그치고 있다”며 “한국이 아시아 시장의 백신 공급 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진입장벽이 높은 백신 시장에 꾸준히 투자를 해온 국내 회사들이 적지 않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백신 회사들이 크게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최지원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