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털기] 픽업트럭 춘추전국시대…렉스턴 '왕좌' 지킬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오세성 기자의 [신차털기] 57회
△ 렉스턴 스포츠 칸 다이내믹 에디션 시승기
▽ 픽업트럭 시장에 경쟁차 잇따라 가세
▽ '왕좌' 지켜온 렉스턴, 다이내믹 튜닝
▽ 성능 좋아졌는데 가격은 약 80만원 저렴
△ 렉스턴 스포츠 칸 다이내믹 에디션 시승기
▽ 픽업트럭 시장에 경쟁차 잇따라 가세
▽ '왕좌' 지켜온 렉스턴, 다이내믹 튜닝
▽ 성능 좋아졌는데 가격은 약 80만원 저렴
쌍용자동차가 렉스턴 스포츠를 개조한 다이내믹 에디션을 선보였다. 그간 독점해온 픽업트럭 시장에 경쟁차가 하나 둘 늘어나자 제품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그간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렉스턴 스포츠(칸 포함)의 독점 무대였다. 국내에서 구입 가능한 픽업트럭은 쌍용차에서만 찾을 수 있었다. 저렴한 가격도 무기가 됐다. 2000만원 후반대에서 3000만원 초반이면 중간 트림 구매가 가능하고 트럭으로 분류되기에 세금도 저렴했다.
지난해 한국GM이 쉐보레 콜로라도를 선보이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쌍용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판매된 렉스턴 스포츠는 1만5781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1621대에 비해 27%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집계한 쉐보레 콜로라도 판매량은 3078대로 나타났다. 디젤이 아닌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단점이 있었음에도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경쟁차는 앞으로 더 늘어난다. 지프는 내달 17일부터 랭글러를 기반으로 만든 중형 픽업 트럭 올 뉴 지프 글래디에이터 사전계약을 받는다. 2020 북미 올해의 트럭에 선정될 정도로 높은 상품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체적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포드도 한국 시장에 픽업트럭 레인저를 선보일 방침이다.
그야말로 픽업트럭 춘추전국시대가 한국에도 도래하는 셈이다. 이 같은 경쟁 심화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 확대로 이어지겠지만 렉스턴으로 픽업트럭 왕좌를 지켜온 쌍용차에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경쟁차를 마주한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의 성능을 끌어올린 다이내믹 에디션을 선보였다.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 칸의 주력 트림인 프레스티지 모델에 호주 수출형 모델의 다이내믹 서스펜션 튜닝을 적용해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21일 기존 렉스턴 스포츠 칸의 부속을 다이내믹 에디션 사양으로 교환한 시승차를 타고 가평 칼봉산을 올라탔다. 처음 마주한 다이내믹 에디션에서는 소소한 디자인 변화를 알아볼 수 있었다. 우선 옵션으로 선택해야 했던 스키드 플레이트와 휀더플레어 등이 기본 장착되면서 더 거칠고 강인한 인상을 줬다. HID 헤드램프와 차동기어잠금장치(LD), LED 안개등, 스포츠 페달 등의 옵션 요소도 기본화 됐다. 새롭게 추가된 부분도 있다. 한국에 비해 오프로드 지형이 많은 호주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다이내믹 서스펜션 세팅이 적용됐다. 쌍용차는 전고가 10mm 높아지며 핸들링 성능과 코일스프링 강성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금속 재질의 언더커버와 LD커버도 마련돼 험로 주행에 있어 보다 안전해졌다. 신규 사이드스탭과 2열 시트 언더트레이가 마련됐고, 테일게이트를 열면 중간에 한 번 멈추고 천천히 열리는 이지 오픈&클로즈 기능도 더해졌다.
칼봉산 주행은 얕은 계곡을 건너는 것으로 시작됐다. 계곡을 건너자 이내 돌이 곳곳에 튀어나온 험로가 등장했다. 돌을 피하려 들었다간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길이었기에 강판으로 부착된 언더커버와 금속 파이프 형태의 LD커버를 믿고 페달을 밟았다. 차가 잠시 들썩거리나 싶더니 그대로 통과했다.
차량에 탑재된 직렬 4기통 2.2L 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0.8㎏·m을 낸다. 성인 5명과 짐을 싣고도 60° 정도의 경사는 문제없이 올라간다. 국내 오프로드 주행에 최적화된 차량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로도 돌이 튀어나온 길은 이어졌지만, 차가 살짝 좌우로 뒤뚱대는 정도의 충격으로 모두 통과할 수 있었다. 서스펜션으로 앞에는 더블위시본, 뒤에는 파워 리프(렉스턴 스포츠는 5링크)를 탑재한 덕에 실내로 유입되는 충격을 최소화한 것이다. 시트와 안전벨트도 몸을 안정적으로 잡아줘 불편하지 않았다.
산길을 오르며 몇 번이나 계곡을 마주쳤다. 장마가 시작된 이후라 물이 차량 하부를 넘을 정도로 불어난 곳도 있었다. 물을 장애물로 인식한 충돌감지 센서가 경고를 보내긴 했지만, 렉스턴 스포츠 칸 다이내믹 에디션은 첨벙대며 유유히 건너갔다.
산 정상 근처 목적지에 도착해 테일게이트를 열어보자 측면에서 밟고 올라갈 수 있는 사이드스탭이 튀어나왔다. 기존 렉스턴 스포츠에는 없던 기능인데, 범퍼에 발판을 파놓은 쉐보레 콜로라도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확인 결과 해당 기능은 옵션 사양이었다. 산을 내려오면서는 임도와 일반 도로를 달렸다. 임도에서는 안정적인 제동과 선회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속도를 붙여 내려오다가도 브레이크를 밟으면 칼같이 멈췄고 급격한 코너에서도 미끄러지지 않고 안정적인 그립력을 유지했다.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 국도를 주행한 탓에 속도를 내진 않았지만, 도로 주행에서도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렉스턴 스포츠 다이내믹 에디션의 또 다른 장점은 가성비다. 기존에도 가격이 저렴했는데, 옵션 사양과 신규 사양을 넣고도 가격 인상을 최소화했다. 렉스턴 스포츠 다이내믹 에디션 가격은 3142만원, 렉스턴 스포츠 칸 다이내믹 에디션 가격은 3369만원으로 책정됐다. 쌍용차 관계자는 "적용 사양 가격을 모두 더하면 두 차의 가격은 3226만원과 3456만원이 되어야 한다"며 "각각 탑재된 옵션에 비해 가격을 84만원, 87만원 낮췄다"고 강조했다.
다이내믹 에디션이 오프로드 주행에서 더욱 뛰어난 성능을 갖췄지만, 도심 출퇴근길에 사용할 목적이라면 일반 모델이 나을 수 있다. 일반 모델에 비해 무게중심이 높아지며 디젤 엔진의 진동 유입도 다소 커졌다. 도로 주행에 있어서는 일반 모델의 승차감이 더 준수하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그간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렉스턴 스포츠(칸 포함)의 독점 무대였다. 국내에서 구입 가능한 픽업트럭은 쌍용차에서만 찾을 수 있었다. 저렴한 가격도 무기가 됐다. 2000만원 후반대에서 3000만원 초반이면 중간 트림 구매가 가능하고 트럭으로 분류되기에 세금도 저렴했다.
지난해 한국GM이 쉐보레 콜로라도를 선보이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쌍용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판매된 렉스턴 스포츠는 1만5781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1621대에 비해 27%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집계한 쉐보레 콜로라도 판매량은 3078대로 나타났다. 디젤이 아닌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단점이 있었음에도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경쟁차는 앞으로 더 늘어난다. 지프는 내달 17일부터 랭글러를 기반으로 만든 중형 픽업 트럭 올 뉴 지프 글래디에이터 사전계약을 받는다. 2020 북미 올해의 트럭에 선정될 정도로 높은 상품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체적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포드도 한국 시장에 픽업트럭 레인저를 선보일 방침이다.
그야말로 픽업트럭 춘추전국시대가 한국에도 도래하는 셈이다. 이 같은 경쟁 심화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 확대로 이어지겠지만 렉스턴으로 픽업트럭 왕좌를 지켜온 쌍용차에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경쟁차를 마주한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의 성능을 끌어올린 다이내믹 에디션을 선보였다.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 칸의 주력 트림인 프레스티지 모델에 호주 수출형 모델의 다이내믹 서스펜션 튜닝을 적용해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21일 기존 렉스턴 스포츠 칸의 부속을 다이내믹 에디션 사양으로 교환한 시승차를 타고 가평 칼봉산을 올라탔다. 처음 마주한 다이내믹 에디션에서는 소소한 디자인 변화를 알아볼 수 있었다. 우선 옵션으로 선택해야 했던 스키드 플레이트와 휀더플레어 등이 기본 장착되면서 더 거칠고 강인한 인상을 줬다. HID 헤드램프와 차동기어잠금장치(LD), LED 안개등, 스포츠 페달 등의 옵션 요소도 기본화 됐다. 새롭게 추가된 부분도 있다. 한국에 비해 오프로드 지형이 많은 호주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다이내믹 서스펜션 세팅이 적용됐다. 쌍용차는 전고가 10mm 높아지며 핸들링 성능과 코일스프링 강성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금속 재질의 언더커버와 LD커버도 마련돼 험로 주행에 있어 보다 안전해졌다. 신규 사이드스탭과 2열 시트 언더트레이가 마련됐고, 테일게이트를 열면 중간에 한 번 멈추고 천천히 열리는 이지 오픈&클로즈 기능도 더해졌다.
칼봉산 주행은 얕은 계곡을 건너는 것으로 시작됐다. 계곡을 건너자 이내 돌이 곳곳에 튀어나온 험로가 등장했다. 돌을 피하려 들었다간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길이었기에 강판으로 부착된 언더커버와 금속 파이프 형태의 LD커버를 믿고 페달을 밟았다. 차가 잠시 들썩거리나 싶더니 그대로 통과했다.
차량에 탑재된 직렬 4기통 2.2L 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0.8㎏·m을 낸다. 성인 5명과 짐을 싣고도 60° 정도의 경사는 문제없이 올라간다. 국내 오프로드 주행에 최적화된 차량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로도 돌이 튀어나온 길은 이어졌지만, 차가 살짝 좌우로 뒤뚱대는 정도의 충격으로 모두 통과할 수 있었다. 서스펜션으로 앞에는 더블위시본, 뒤에는 파워 리프(렉스턴 스포츠는 5링크)를 탑재한 덕에 실내로 유입되는 충격을 최소화한 것이다. 시트와 안전벨트도 몸을 안정적으로 잡아줘 불편하지 않았다.
산길을 오르며 몇 번이나 계곡을 마주쳤다. 장마가 시작된 이후라 물이 차량 하부를 넘을 정도로 불어난 곳도 있었다. 물을 장애물로 인식한 충돌감지 센서가 경고를 보내긴 했지만, 렉스턴 스포츠 칸 다이내믹 에디션은 첨벙대며 유유히 건너갔다.
산 정상 근처 목적지에 도착해 테일게이트를 열어보자 측면에서 밟고 올라갈 수 있는 사이드스탭이 튀어나왔다. 기존 렉스턴 스포츠에는 없던 기능인데, 범퍼에 발판을 파놓은 쉐보레 콜로라도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확인 결과 해당 기능은 옵션 사양이었다. 산을 내려오면서는 임도와 일반 도로를 달렸다. 임도에서는 안정적인 제동과 선회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속도를 붙여 내려오다가도 브레이크를 밟으면 칼같이 멈췄고 급격한 코너에서도 미끄러지지 않고 안정적인 그립력을 유지했다.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 국도를 주행한 탓에 속도를 내진 않았지만, 도로 주행에서도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렉스턴 스포츠 다이내믹 에디션의 또 다른 장점은 가성비다. 기존에도 가격이 저렴했는데, 옵션 사양과 신규 사양을 넣고도 가격 인상을 최소화했다. 렉스턴 스포츠 다이내믹 에디션 가격은 3142만원, 렉스턴 스포츠 칸 다이내믹 에디션 가격은 3369만원으로 책정됐다. 쌍용차 관계자는 "적용 사양 가격을 모두 더하면 두 차의 가격은 3226만원과 3456만원이 되어야 한다"며 "각각 탑재된 옵션에 비해 가격을 84만원, 87만원 낮췄다"고 강조했다.
다이내믹 에디션이 오프로드 주행에서 더욱 뛰어난 성능을 갖췄지만, 도심 출퇴근길에 사용할 목적이라면 일반 모델이 나을 수 있다. 일반 모델에 비해 무게중심이 높아지며 디젤 엔진의 진동 유입도 다소 커졌다. 도로 주행에 있어서는 일반 모델의 승차감이 더 준수하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