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인형을 갖고 노는 아이들. 마텔 제공
바비인형을 갖고 노는 아이들. 마텔 제공
바비인형으로 잘 알려진 미국 완구업체 마텔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이들이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장난감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텔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실적발표에서 대표 제품인 바비인형의 매출액이 1억9930만달러(약 2389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7억3210만달러를 기록했으나 월가 추정치인 6억7850만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주당 순손실은 주당 26센트로 시장에서 전망한 34센트 적자를 웃돌았다. 매출 총이익률은 전년 대비 43.8%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 외 실적을 내자 마텔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2.4% 오른 11.63달러로 마감했다. 시간 외 거래에선 한때 11% 가량 상승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령 및 휴교 조치로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완구 구매 수요가 급증해 기대치를 앞지른 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가 한창 확산하던 초기였던 지난 3월엔 전체 매장의 30%가 폐쇄했으나 차츰 재개장하는 점포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논 크레이즈 최고경영자(CEO)는 “전체 매출의 8%를 차지하는 소매점의 4%만이 지난달 말 기준으로 문을 닫았다”면서 점포 재개장이 실적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텔은 미국 내 급속한 코로나19 확산으로 휴교 조치가 연장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향후에도 매출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0년 된 마텔의 간판제품 바비인형은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다. 바비를 비롯해 우노 플레이 카드, 베이비 요다 등도 최근 수요가 늘었다. 마텔은 지난해 한국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모델로 한 인형을 선보여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10% 증가하는 등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