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330은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여객기 기반으로 제작돼 수송 임무도 척척
재외국민 이송에 왜 공중급유기…급유·수송 다기능 수행 가능
공군 공중급유기가 이라크 파견 근로자들을 태우고 귀환하면서 수송기가 아닌 공중급유기가 재외국민 이송에 투입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공군은 24일 공중급유기 'KC-330' 2대가 이라크 파견 근로자 293명을 이날 이송하면서 지난해 도입된 이후 최초로 재외국민 이송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늘의 주유소'로 불리는 공중급유기가 이번 이송 임무에 투입되면서 이름과 맞지 않는 임무를 수행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는다.

그러나 KC-330은 공중급유기이자 수송기이기 때문에 이번 재외국민 이송에 수송기가 투입됐다.

KC-330뿐 아니라 현대의 공중급유기는 대부분이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MRTT·Multi-Role Tanker/Transport)다.

KC-330은 에어버스의 민간여객기 A330-200을 기반으로 제작된 A330 MRTT의 한국형 항공기다.

여객기의 화물칸에 해당하는 KC-330의 하단부에는 급유용 연료탱크가 있어 최대 108t의 연료를 적재하고, 항공기에 분당 4천500t을 급유할 수 있다.

연료탱크와 후미의 급유를 위한 장치를 제외하면 KC-330의 나머지 부분은 여객기 A330-200과 동일하다.

KC-330에는 300여개의 여객기 좌석이 설치돼있다.

300여명의 병력과 47t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KC-330은 급유용 연료탱크를 비우고 이륙해 항속 거리를 증가시킬 수 있다.

65t을 적재한 상태에서의 항속거리는 7천400㎞다.

애초 공군이 공중급유기 기종으로 KC-330을 선택한 것도 수송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항공기였기 때문이다.

공중급유기 도입 당시 경쟁 기종인 미국 보잉의 공중급유기 KC-46A는 112명 수송이 가능하다.

공군은 공중급유기를 통해 국내외 연합작전 수행 능력 신장뿐 아니라 재외국민 구조 활동, 해외재난 지원 등의 임무도 수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재외국민 이송에 전용 수송기를 투입하지 않은 것은 현재 공군이 운용하는 전용 수송기가 이라크까지 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공군이 운용하는 중형 수송기 C-130H와 C-130J는 4발 터보프롭(터보제트에 프로펠러를 단 기관) 항공기로 제트 엔진보다 속도가 느리고, 내부에 설치된 좌석도 군사용이어서 장기간 비행할 경우 탑승객에게 상당한 불편을 준다.

탑승 인원도 90여명에 불과해 KC-330보다 수송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장거리 이송 작전에 전용 수송기가 아닌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인 KC-330이 투입되고 있다.

KC-330은 지난달 24일 하와이에서 한국으로 국군 전사자 유해 147구를 봉환할 때 처음으로 해외 임무에 투입됐고, 지난달 30일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 파견된 아크부대원 교대에도 투입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