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동성 급증한 영향 더해
脫홍콩 중국인 자금도 몰려들어
정부의 한 관계자는 24일 “중국 고위 관료 중 몇몇이 몇 년 전부터 강남 아파트를 여러 채 보유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서울 강남 아파트를 뉴욕, 런던, 홍콩, 싱가포르 등의 부동산처럼 안전자산으로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경제학계에선 유동성, 수요와 공급, 안전자산 등의 상관관계를 놓고 강남 아파트가 분석 대상 중 하나가 되고 있다. A대학의 한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분석 대상은 주로 뉴욕과 런던이었다”며 “이제 서울 강남에 주목하고 원인을 찾으려는 시도가 외국에서도 적잖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런던의 경우 2000년대 들어 중동의 왕족과 부호, 러시아 자산가들이 부동산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며 “이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덜 떨어지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강남 부동산 수요가 커진 것은 글로벌 유동성이 급증한 영향도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자산은 지난해 말 4조1736억달러에서 지난 13일 6조9586억달러로 2조7850억달러 늘었다. Fed가 그만큼 채권 등의 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한 것이다.
전 세계에 풀린 상당한 규모의 유동성이 유망 자산을 찾아 흘러드는 가운데 강남 아파트 시장으로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대규모 민주화 시위를 계기로 홍콩에서 자금을 빼려는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국 부동산 매입 수요가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는 중국 부동산업체를 인용해 올해 1분기 중국인의 한국 부동산 매입 문의가 작년 4분기에 비해 180% 늘었다고 보도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