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겨냥?'…EU "5G 안보 위해 고위험 업체 제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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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점유율 1위 업체인 중국 화웨이의 네트워크 장비 채택을 두고 전 세계가 설왕설래를 하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5G 안보를 위해 고위험 업체와 거래를 제한하고 공급자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집행위원회는 24일(현지시간) EU 회원국들의 5G 안보 관련 발표 자료를 통해 "5G는 디지털 소통뿐만 아니라 에너지, 교통, 금융, 보건 등 주요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기술"이라며 "5G 안보 강화를 위해 공급업체들의 위험도 평가, 공급업자 다양화 전략을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고위험군 공급자에 대해 민감한 핵심 자산에서의 배제 등 제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위험 공급업체와 이미 계약한 업체들은 전환기를 설정해야 한다"고 했다. EU는 특정 업체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업계는 사실상 서방과 중국의 갈등이 높아지고 있는 화웨이를 겨냥한 발언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5G 네트워크에서 미·중 갈등의 상징인 화웨이의 장비를 배제하라고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공산당이 화웨이 기술(장비)에 장애를 일으키거나 감시 도구(스파이)로 사용할 능력을 갖는다는 게 미국 측의 주장이다.
올해 초만 해도 EU는 값 싼 화웨이의 장비 도입에 긍정적인 의사를 밝혔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미국의 강한 '반(反) 화웨이' 전선 참여 요구를 점차 수용하는 분위기다. 화웨이 장비를 '부분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던 영국은 오는 2027년까지 자국 5G 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모두 제거하기로 했다. 프랑스 역시 단계적 퇴출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활 시위는 한국 기업으로도 당겨지고 있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 국무부 부차관보는 21일(현지시간) 뉴욕포린프레스센터가 주관한 화상 브리핑에서 "LG유플러스 같은 기업들에 믿을 수 없는 공급업체에서 믿을 수 있는 업체로 옮기라고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는 SK와 KT를 깨끗한 업체라고 공식석상에서 언급한 바 있다.
다만 5G 인프라의 핵심 지역인 서울과 수도권 북부 지역에 화웨이 5G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LG유플러스가 화웨이의 5G 장비를 거두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전체 5G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30% 정도를 사용하고 있는데, 5G 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교체할 경우 현재 구축된 5G망을 모두 거둬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가 본격화될수록 수혜는 삼성전자가 얻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델오로가 집계한 올 1분기(1~3월) 5G 이동통신 장비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3.2%로 직전 분기(10.4%)보다 3%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상위 5개 기업 중 시장점유율 상승 폭이 가장 높았다.
이 기간 화웨이는 35.7%로 1위를, 에릭슨과 노키아가 각각 24.6%, 15.8%로 그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와 3위 노키아의 점유율 격차는 직전분기 10%포인트가량이었지만 최근 2.6%포인트로 좁혀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캐나다의 비디오트론에 이어 미국 US 셀룰러, 뉴질랜드 스파크, 캐나다 텔러스와 5G 공급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5G 시장 점유율 '잰걸음'에 나서고 있다. 특히 텔러스의 경우 기존에 화웨이 장비를 100% 사용하고 있었으나, 이번에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장비로 교체했다.
삼성전자는 화웨이 장비 전면 철거를 선언한 이후 대안처를 찾고 있는 영국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 김우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9일 영국 하원 위원회에 출석해 삼성이 영국에 5G 통신망 장비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분명히 할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U 집행위원회는 24일(현지시간) EU 회원국들의 5G 안보 관련 발표 자료를 통해 "5G는 디지털 소통뿐만 아니라 에너지, 교통, 금융, 보건 등 주요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기술"이라며 "5G 안보 강화를 위해 공급업체들의 위험도 평가, 공급업자 다양화 전략을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고위험군 공급자에 대해 민감한 핵심 자산에서의 배제 등 제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위험 공급업체와 이미 계약한 업체들은 전환기를 설정해야 한다"고 했다. EU는 특정 업체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업계는 사실상 서방과 중국의 갈등이 높아지고 있는 화웨이를 겨냥한 발언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5G 네트워크에서 미·중 갈등의 상징인 화웨이의 장비를 배제하라고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공산당이 화웨이 기술(장비)에 장애를 일으키거나 감시 도구(스파이)로 사용할 능력을 갖는다는 게 미국 측의 주장이다.
올해 초만 해도 EU는 값 싼 화웨이의 장비 도입에 긍정적인 의사를 밝혔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미국의 강한 '반(反) 화웨이' 전선 참여 요구를 점차 수용하는 분위기다. 화웨이 장비를 '부분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던 영국은 오는 2027년까지 자국 5G 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모두 제거하기로 했다. 프랑스 역시 단계적 퇴출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활 시위는 한국 기업으로도 당겨지고 있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 국무부 부차관보는 21일(현지시간) 뉴욕포린프레스센터가 주관한 화상 브리핑에서 "LG유플러스 같은 기업들에 믿을 수 없는 공급업체에서 믿을 수 있는 업체로 옮기라고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는 SK와 KT를 깨끗한 업체라고 공식석상에서 언급한 바 있다.
다만 5G 인프라의 핵심 지역인 서울과 수도권 북부 지역에 화웨이 5G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LG유플러스가 화웨이의 5G 장비를 거두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전체 5G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30% 정도를 사용하고 있는데, 5G 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교체할 경우 현재 구축된 5G망을 모두 거둬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가 본격화될수록 수혜는 삼성전자가 얻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델오로가 집계한 올 1분기(1~3월) 5G 이동통신 장비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3.2%로 직전 분기(10.4%)보다 3%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상위 5개 기업 중 시장점유율 상승 폭이 가장 높았다.
이 기간 화웨이는 35.7%로 1위를, 에릭슨과 노키아가 각각 24.6%, 15.8%로 그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와 3위 노키아의 점유율 격차는 직전분기 10%포인트가량이었지만 최근 2.6%포인트로 좁혀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캐나다의 비디오트론에 이어 미국 US 셀룰러, 뉴질랜드 스파크, 캐나다 텔러스와 5G 공급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5G 시장 점유율 '잰걸음'에 나서고 있다. 특히 텔러스의 경우 기존에 화웨이 장비를 100% 사용하고 있었으나, 이번에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장비로 교체했다.
삼성전자는 화웨이 장비 전면 철거를 선언한 이후 대안처를 찾고 있는 영국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 김우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9일 영국 하원 위원회에 출석해 삼성이 영국에 5G 통신망 장비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분명히 할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