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 시위 과잉진압 논란 속 대변인 브리핑 도중 영상 방영 논란
수세몰린 백악관이 폭력시위 부각 영상틀자 폭스뉴스도 중계중단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포틀랜드 시위에 대한 과잉진압으로 파문을 빚은 가운데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장에서 시위의 폭력성을 부각하는 동영상이 방영돼 논란을 빚었다.

시위 진압을 위해 포틀랜드에 연방경찰을 보낸 것을 두고 비난여론이 들끓자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이 시위의 폭력성을 부각한 동영상을 준비해와 브리핑 도중 틀으며 수세국면 전환을 시도한 셈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애청하는 폭스뉴스 방송마저 해당 동영상 상영이 그대로 전파를 타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서 일시적으로 생중계를 중단하는 일도 벌어지는 등 오히려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매커내니 대변인이 이날 준비해온 동영상은 시위자들이 동상을 쓰러트리고 철조망을 흔들어대는 등 폭력 시위 장면들을 모아 편집한 것이다.

시위자들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경찰에 대한 욕설 문구와 불길이 치솟는 장면 등도 지나간다.

특히 한 여성 시위자가 경찰을 향해 욕설과 폭언이 뒤섞인 악담을 퍼붓는 장면이 여과없이 그대로 흘러나왔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여러분이 보듯 이것은 평화 시위가 결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폭스뉴스는 매커내니 대변인이 이 영상을 틀은 직후 브리핑의 생중계를 잠시 중단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 힐이 보도했다.

폭스뉴스의 흑인여성 앵커인 해리스 포크너는 시청자들에게 "우리는 이 비디오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폭스뉴스 경영진의 브리핑 생중계 중단 결정을 알렸다.

포크너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 과정에서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 시작'이라는 트윗 파문을 비롯,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시위 사태에 대한 대응을 놓고 정곡을 찌르는 송곳질문 세례로 트럼프 대통령을 진땀 빼게 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폭스뉴스측은 이후 성명을 통해 "저속어가 등장하는 비디오가 방영될 것이라는 어떠한 사전 경고도 받지 못했다"며 "낮 시간대 시청자들에게 내보내기에 부적절하다고 보고 생방송 중단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더 힐이 전했다.

다만 폭스뉴스는 매커내니 대변인이 동영상 상영이 끝난 뒤 질의응답으로 넘어가자 다시 브리핑에 대한 생중계를 재개했다고 더 힐은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포틀랜드 시위 진압 과정에서 연방요원을 동원한 '묻지마 체포' 사태로 물의를 빚은 와중에 워싱턴주 시애틀에도 전술 요원을 보내는 등 연방요원 파견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14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 도중 정부의 대응을 미화하는 영상을 틀어 CNN방송, MSNBC 방송 등 일부 방송사가 항의성으로 브리핑 중계를 중단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