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은 그간 대체로 시 주석을 '프레지던트'(President·주석)로 불렀으나 최근에는 '총서기'(General Secretary)로 부르는 빈도수가 급증했다. 중국 역시 중국이 아닌 '중국 공산당'(CCP)라고 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25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관리들이 시진핑을 '주석' 대신 '총서기'로 변경해 부르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그 의도를 분석했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 총서기, 중국 국가주석, 중앙군사위윈회 주석을 겸하는 당·국가·군의 최고 지도자다. 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의 호칭을 바꿔 부르는 것을 주도하는 건 미국의 외교 사령탑인 폼페이오 장관이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미중 갈등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시 주석을 '주석'으로 칭했으나 2019년 하반기부터 미중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점차 시 주석을 '총서기'로 지칭하기 시작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3일 캘리포니아주 닉슨도서관 연설에서 시 주석을 두고 "시진핑 총서기는 파산한 전체주의 이념의 진정한 신봉자"라 했고, 5월 3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선 "시 총서기는 군사적 능력을 증강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시 주석을 '프레지던트'가 아닌' 총서기'로 불러야 한다고 규정하기도 했다. 프레지던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에 의해 지도자가 선정됐을 때 사용하는 호칭이기에 중국 공산당 내부 권력투쟁의 승자에게 사용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호칭 변경에 대해 매체는 "시 주석에 대한 미국 고위 당국자들의 호칭 변화에 대해 미중 갈등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시 주석 통치를 부당화하고 중국 공산당과 인민 사이의 틈을 벌리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분석했다.
이 뿐 아니라 폼페이오 장관은 여러 인터뷰에서 중국의 정책을 비판할 때 거의 매번 중국 대신 중국 공산당을 주체로 적시하고 있다. 공산당이 권력의 정점에 있는 중국의 권위주의 체계를 비판하려는 이념 공세라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주도하는 자유 민주주의 진영과 대비되는 공산정권을 상정하고 악마화해 내부의 보수 지지 세력, 외부 동맹국들과의 결속을 광화하려는 움직임으로 외교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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