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현지 한인 의사가 한인들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 발급한 결과지가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국내 선별진료소 코로나19 진단검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과테말라 현지 한인 의사가 한인들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 발급한 결과지가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국내 선별진료소 코로나19 진단검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과테말라 한인들이 현지 한인 의사에게 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결과지가 위조된 가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의사에게 받은 검사 결과를 의심 없이 믿어온 한인 피해자는 무려 2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과테말라의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한인 A 원장이 현지 한인 등을 상대로 검사비를 받고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해왔다고 25일 보도했다.

A 원장은 환자들이 검사를 요청하면 현지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가 자택 등을 방문케 해 검체를 채취했다.

콧속에서 검체를 채취해 항원검사 방식의 신속진단 키트 결과는 그 자리에서 통보하고, 남은 검체를 현지 대형 종합병원에 의뢰해 유전자증폭(PCR) 추가 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검사가 진행됐다.

이후 검사 결과가 나오면 A 원장이 직접 구두로, 혹은 종합병원 명의의 문서로 PCR 검사 결과를 알려줬다.

그러나 해당 PCR 검사는 시행된 적도 없고, 결과지는 위조된 가짜라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달 초 현지 검사 결과지 양식을 수상하게 여긴 현지 대사관 관계자가 한인들로부터 결과지를 취합했고, 60여건의 결과지에 적힌 일련번호가 모두 동일하다는 점을 발견하면서다.

대사관은 결과지를 발행한 종합병원 측에 문의해 검사가 진행된 적도 없고, 해당 결과지는 위조임을 확인했다.

해당 병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검체 채취는 병원 내부에서만 진행하고, 외부 기관에 검체 채취를 의뢰하거나 허가한 일이 없다"고 공지했다.

A 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현지인에게 사기를 당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인 환자들을 현지 의료기기업체 관계자에게 연결해 줬을 뿐, 위조 결과지라는 사실을 모른 채 환자들에게 전달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검사료도 모두 현지인이 가져갔고, 개인적으로 빚을 내 환불조치를 해주고 있다. (205명 중) 78명에게 환불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