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지난 17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지난 17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사진)의 휴대폰과 노트북을 압수수색한 검찰의 처분에 대해 법원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김찬년 판사)은 이 전 기자가 제기한 준항고 일부를 인용하고, "이 전 기자의 휴대폰 2대, 노트북 1대에 대한 압수수색 처준을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앞서 이 전 기자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자신의 휴대폰 등을 위법하게 압수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돌려달라는 준항고를 청구했다. 준항고는 법관의 재판이나 검사, 경찰의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취소나 변경을 요구하는 절차다.

재판부는 "적법한 집행 일시, 장소의 통지, 참여권의 보장, 압수수색 영장의 제시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검찰 수사팀은 지난 5월14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채널A 관계자를 만나 이 전 기사가 회사에 제출한 휴대폰과 노트북을 전달받아 그 자리에서 압수했다. 이후 같은 달 22일 압수물을 포렌식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압수수색 당시의 상황을 두고, "검찰이 영장과 관련한 처분의 처음부터 끝까지 준항고인과 변호인에게 영장을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검찰의 처분은 피의자가 영장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는데도 수사기관이 제시하지 않고 물건을 압수한 경우와 실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압수물을 반환하라는 이 전 기자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전 기자 측 변호인은 "압수수색이 취소되면 당사자가 압수물 반환을 수사팀에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법원이 결정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전 기자 측은 오는 27일 검찰에 압수물인 휴대폰과 노트북 반환을 신청하고, 만약 거부당하면 '압수물 환부 거부' 조치에 준항고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또 압수물을 포렌식한 자료 역시 모두 삭제 요청할 예정이다.

반면 검찰 측은 법원 결정에 대해 수사팀의 압수수색은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검찰은 법원의 구체적 결정 취지와 이유를 검토한 뒤 압수물 반환 또는 불복 절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