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고 야구장 찾은 팬들 "우리에겐 오늘이 개막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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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실·고척과 수원 경기서 올해 첫 관중 입장…외신 취재 열기도
하늘엔 먹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오랜만에 야구장을 찾은 팬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26일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리는 '한국 야구의 메카' 서울 잠실구장은 오랜만에 활기가 넘쳤다.
KBO는 이날부터 경기장 수용 가능 인원의 10% 이내로 관중 입장을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5월 5일 무관중으로 2020시즌을 개막한 지 82일 만이다.
입장 시작 시각인 오후 3시께 LG와 두산 유니폼을 입은 야구팬들은 잠실구장에 몰리기 시작했다.
팬들은 각 게이트에서 진행요원의 지시에 따라 거리를 둔 채 차분하게 입장했다.
코로나19가 지속해서 확산하는 상황인 만큼 발열 검사와 티켓 확인, 전자출입명부 QR코드 스캔 과정 등 여러 과정을 거쳤지만, 불평을 드러내는 팬은 없었다. 아들 박현진(13) 군과 함께 잠실구장을 찾은 LG 팬 박재술(50) 씨는 "지난해 30경기 이상 관람한 열혈팬인데, 올해 무관중 경기가 계속돼 삶의 낙이 없었다"며 "운 좋게 표 구매에 성공해 아들과 함께 야구장에 찾았다"고 말했다.
아들 김민우(13) 군과 함께 경기장에 온 두산 팬 김정진(45) 씨는 "한 사람당 티켓 2장씩만 구매할 수 있어서 아내와 장남은 데려오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kt wiz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리는 경기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도 오후 3시 15분께부터 팬들이 입장했다.
약하게 비가 와서 팬들은 우산을 쓰고 선수들을 지켜봤다.
kt 신인 소형준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온 중년의 수원 주민 황영일 씨는 "어떻게 보면 오늘이 개막전이잖아요"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kt 원년 팬이라는 그는 "작년에도 홈 경기를 다 보고 원정 경기도 웬만하면 찾아가서 봤는데, 올해는 지금까지 기다려야 했다"며 "오늘 경기는 안 볼 수가 없는 경기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예매에 성공해서 오늘 남편과 왔다"고 말했다.
고향인 창원 팀 NC를 응원한다는 김민경(29) 씨는 "그동안 집에서 영상을 보면서 응원해왔다.
오늘부터 유관중 경기를 하는데 마침 구창모가 선발투수로 나온다고 해서 바로 예매했다.
구창모를 직접 보게 돼서 너무 떨린다"며 기뻐했다.
경기를 보면서 친구·연인·가족과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기는 풍경은 볼 수 없다.
관람석에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가는 것 자체가 금지된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가족들도 칸을 띄고 앉아야 한다.
음식을 먹으려면 구장 내 지정된 장소에 가야 한다.
입장 관중 수가 너무 적다는 의견도 있었다.
잠실구장 내 한 매장 직원은 "올해 처음으로 매장을 열었는데, 예상보다 손님이 적다"며 "관중들이 적은 데다, 좌석에서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어 그런 것 같다.
빨리 코로나 19문제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잠실구장엔 약 40명의 국내 취재진과 AP통신, AFP통신 등 총 7개 외신이 찾아 KBO리그 첫 관중 입장 모습을 취재했다.
감독들도 올해 처음으로 팬들 앞에서 경기하니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마침 어제 승률 5할을 맞춰서 개막전을 새로 시작하는 것과 똑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기대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오랜만에 관중들의 얼굴을 보니 반갑다"며 "선수들은 더욱 힘을 내고 집중력 있게 경기에 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다시 팬들이 오신다고 하니 조금 설렌다.
관중의 함성을 들으면서 경기할 수 있는 것 자체로 다시 시작점에 온 것 같다"고 밝혔다.
아쉽게도 KBO는 침방울이 튈 우려가 있어 구호나 응원가를 외치는 행위나 접촉을 유도하는 응원을 제한하기로 했다. kt 팬 류시현(9) 양은 "야구장에서는 원래 응원도 하면서 소리 질러야 재밌는데, 지금은 오래 기다린 만큼 모두가 조심해야 하니 규칙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함께 온 가족과 떨어져 앉으니까 옆이 허전하고 어색하지만 올 시즌 처음 야구장에 온 만큼 재밌게 즐기다 가고 싶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이날 잠실구장은 전 좌석의 약 10%인 2천424석을 개방해 전석을 판매했다.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 고척 스카이돔도 1천647개 좌석이 매진됐다.
총 관중석의 10%인 약 2천명의 관중을 받을 수 있는 케이티위즈파크에는 1천800명의 팬이 찾았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진행하는 광주와 대전 경기는 무관중으로 열렸다.
/연합뉴스
26일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리는 '한국 야구의 메카' 서울 잠실구장은 오랜만에 활기가 넘쳤다.
KBO는 이날부터 경기장 수용 가능 인원의 10% 이내로 관중 입장을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5월 5일 무관중으로 2020시즌을 개막한 지 82일 만이다.
입장 시작 시각인 오후 3시께 LG와 두산 유니폼을 입은 야구팬들은 잠실구장에 몰리기 시작했다.
팬들은 각 게이트에서 진행요원의 지시에 따라 거리를 둔 채 차분하게 입장했다.
코로나19가 지속해서 확산하는 상황인 만큼 발열 검사와 티켓 확인, 전자출입명부 QR코드 스캔 과정 등 여러 과정을 거쳤지만, 불평을 드러내는 팬은 없었다. 아들 박현진(13) 군과 함께 잠실구장을 찾은 LG 팬 박재술(50) 씨는 "지난해 30경기 이상 관람한 열혈팬인데, 올해 무관중 경기가 계속돼 삶의 낙이 없었다"며 "운 좋게 표 구매에 성공해 아들과 함께 야구장에 찾았다"고 말했다.
아들 김민우(13) 군과 함께 경기장에 온 두산 팬 김정진(45) 씨는 "한 사람당 티켓 2장씩만 구매할 수 있어서 아내와 장남은 데려오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kt wiz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리는 경기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도 오후 3시 15분께부터 팬들이 입장했다.
약하게 비가 와서 팬들은 우산을 쓰고 선수들을 지켜봤다.
kt 신인 소형준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온 중년의 수원 주민 황영일 씨는 "어떻게 보면 오늘이 개막전이잖아요"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kt 원년 팬이라는 그는 "작년에도 홈 경기를 다 보고 원정 경기도 웬만하면 찾아가서 봤는데, 올해는 지금까지 기다려야 했다"며 "오늘 경기는 안 볼 수가 없는 경기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예매에 성공해서 오늘 남편과 왔다"고 말했다.
고향인 창원 팀 NC를 응원한다는 김민경(29) 씨는 "그동안 집에서 영상을 보면서 응원해왔다.
오늘부터 유관중 경기를 하는데 마침 구창모가 선발투수로 나온다고 해서 바로 예매했다.
구창모를 직접 보게 돼서 너무 떨린다"며 기뻐했다.
경기를 보면서 친구·연인·가족과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기는 풍경은 볼 수 없다.
관람석에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가는 것 자체가 금지된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가족들도 칸을 띄고 앉아야 한다.
음식을 먹으려면 구장 내 지정된 장소에 가야 한다.
입장 관중 수가 너무 적다는 의견도 있었다.
잠실구장 내 한 매장 직원은 "올해 처음으로 매장을 열었는데, 예상보다 손님이 적다"며 "관중들이 적은 데다, 좌석에서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어 그런 것 같다.
빨리 코로나 19문제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잠실구장엔 약 40명의 국내 취재진과 AP통신, AFP통신 등 총 7개 외신이 찾아 KBO리그 첫 관중 입장 모습을 취재했다.
감독들도 올해 처음으로 팬들 앞에서 경기하니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마침 어제 승률 5할을 맞춰서 개막전을 새로 시작하는 것과 똑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기대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오랜만에 관중들의 얼굴을 보니 반갑다"며 "선수들은 더욱 힘을 내고 집중력 있게 경기에 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다시 팬들이 오신다고 하니 조금 설렌다.
관중의 함성을 들으면서 경기할 수 있는 것 자체로 다시 시작점에 온 것 같다"고 밝혔다.
아쉽게도 KBO는 침방울이 튈 우려가 있어 구호나 응원가를 외치는 행위나 접촉을 유도하는 응원을 제한하기로 했다. kt 팬 류시현(9) 양은 "야구장에서는 원래 응원도 하면서 소리 질러야 재밌는데, 지금은 오래 기다린 만큼 모두가 조심해야 하니 규칙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함께 온 가족과 떨어져 앉으니까 옆이 허전하고 어색하지만 올 시즌 처음 야구장에 온 만큼 재밌게 즐기다 가고 싶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이날 잠실구장은 전 좌석의 약 10%인 2천424석을 개방해 전석을 판매했다.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 고척 스카이돔도 1천647개 좌석이 매진됐다.
총 관중석의 10%인 약 2천명의 관중을 받을 수 있는 케이티위즈파크에는 1천800명의 팬이 찾았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진행하는 광주와 대전 경기는 무관중으로 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