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프랑스필하모닉' 제2바이올린 부수석

"어렸을 때는 솔리스트만 바라보면서 연습했어요.

하지만 프랑스에 와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 공부하면서 그런 생각이 사라졌죠. 특히 오케스트라와 실내악 활동을 하면서 현대음악의 매력에 깊이 빠졌고, 음악을 보는 시야도 넓어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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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이은주(32)는 최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은주는 프랑스 3대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라디오프랑스필하모닉의 제2바이올린 부수석이다.

이곳의 악장은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 지휘자 정명훈이 10여년간 상임 지휘자로 활약한 곳이기도 하다.

이은주는 서울예고 졸업 후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 진학했다.

대학교와 대학원 과정을 최고 성적으로 수료했다.

이곳에서 현대 음악에 정통한 강혜선 교수를 사사하면서 현대음악에 대한 지평을 넓혔다.

"서양악기를 하다 보니 외국에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고교 선생님의 권유로 프랑스로 가게 됐습니다.

가서 너무 막막했는데, 다행히 먼저 정착한 지윤 언니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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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이은주 "현대음악 매력에 푹 빠졌죠"
그는 바틀로랑팔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파리오케스트라, 파리오페라오케스트라의 객원 단원, 리에주 로열 필하모닉 부수석을 거쳐 작년 4월부터 라디오프랑스필하모닉에서 일하고 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정명훈 선생님을 좋아해서 한국 연주자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오케스트라의 레퍼토리가 넓어요.

초연도 많이 하죠. 제가 관심 많은 현대음악도 많이 연주해서 만족하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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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라디오프랑스필하모닉에 입단하기 전 현대음악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피에르 블레즈가 창단한 앙테르콩텅포랑 앙상블(Ensemble intercontemporain)에서도 2년간 활동했다.

스승인 강혜선이 활동하고 있는 현대음악 전문 실내악단이다.

그는 "30명 정도 되는 실내악단인데, 단원 모두가 솔리스트 이상의 실력을 갖춘 악단이다.

이들의 연주는 현대음악 연주의 정석이랄 수 있다"며 "그곳에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은주는 현재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 페스티벌오케스트라(PFO) 단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이번이 두 번째 참가다.

"다들 외국에서 활동하다가 손발을 맞추지만, 낯설지 않아요.

원래 두루두루 알던 분들이기 때문이죠. 몇 번 맞춰보면 좋아지는 것 같아요.

함께 연습할 때 어떤 에너지들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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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평창에서 첫 공연을 진행한 이은주는 내달 2일까지 PFO로 활동한 후 실내악 활동과 리사이틀도 진행한다.

다음 달 6일에는 대전 예술의전당에서 앙상블블랭크 멤버로 최재혁 '침묵의 환영', 푸러 '흔적', 쇤베르크 '정화된 밤, 작품 4' 등을 연주한다.

3일 후인 9일에는 서울 종로구 부암동 쌀롱드무지끄에서 베토벤 바이올린소나타 5번과 포레의 소품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그는 "좋은 현대음악을 우리나라에 많이 소개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