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장 "광주 'AI 중심도시' 향해 직진…1조 들여 시험공간 구축"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사진)은 “다른 도시에 비해 산업기반이 약한 광주가 앞선 도시들을 추월해 글로벌 선도도시가 될 수 있는 돌파구는 4차 산업혁명이고, 그 핵심은 인공지능(AI)”이라며 “기존의 가치와 시스템, 질서가 완전히 뒤바뀌는 AI 융합산업은 광주시에 분명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 확산해 인류의 일상과 경제가 고통받는 상황에서도 광주의 AI 시계는 멈추지 않고 있다”며 “광주는 이 위기를 기회 삼아 ‘AI 중심도시’로의 도약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시가 ‘AI 카드’를 꺼내든 것은 2018년 11월이다. 정부가 17개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 공모에서 광주시는 유일하게 연구개발(R&D)사업인 ‘AI 융복합 집적단지 조성사업’을 신청해 2019년 1월 국가사업으로 최종 선정됐다.

▷올해 초 ‘AI 중심도시 광주’를 선언했습니다. 사업 추진 상황은 어떻습니까.

“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조성을 위해 올해 국비 626억원을 포함해 앞으로 5년 동안 4116억원, 10년 동안 1조원의 예산을 확보했습니다. 집적단지가 들어설 첨단3지구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 해제됐고,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기업 유치도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코로나19 위기에도 경쟁력 있는 AI기업들이 앞다퉈 광주를 찾고 있습니다. 22개 AI 관련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이 가운데 10개 기업이 광주에 이미 법인을 설립하거나 연구소를 개소했습니다. AI 기술 강국인 이스라엘도 광주의 AI 사업에 관심을 보여 협력체계 구축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AI 4대강국 대한민국’을 뒷받침할 전략이 있습니까.

“산업은 물론 상품, 서비스 모두 AI와 결합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시대가 왔습니다. 광주에 구축되는 AI 기반시설은 국민과 기업, 단체 누구에게나 개방하고 공유할 계획입니다. 11월에는 세계 10위권의 성능과 용량을 갖춘 AI 슈퍼컴퓨팅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924억원을 들여 2022년 완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AI 인재는 어떻게 양성합니까.

“AI 기술의 핵심은 인재경쟁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나 판교테크노밸리의 기존 인재를 빌리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현장에 필요한 인재들을 직접 키워야 합니다. 지난 2일 프랑스 에콜42를 벤치마킹한 AI사관학교가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180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입니다. GIST(광주과학기술원)가 AI 대학원을 설립해 지난 3월부터 석·박사급 인재를 양성하고 있고, 전남대와 조선대, 호남대 등 지역 대학들도 AI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국내 첫 AI 중심 시범도시 조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2025년까지 1조원을 들여 자율주행, 헬스케어, 에너지·환경, 문화 등 시민이 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AI 기반 테스트베드 공간을 마련합니다. 시민의 일상에서 나오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가공해 AI 데이터셋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AI 기술 개발과 산업육성에 필요한 데이터·인력·기술 등을 집약합니다. 스타트업 등 신산업 창출 모델을 구현하는 생활형 AI 생태계를 조성하겠습니다.”

▷AI 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차별화 전략이 있습니까.

“광주시 AI 사업의 특징은 150만 명의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금융 거래, 병원 치료, 소비 등 일상생활 속에서 생산되는 모든 자료들을 빅데이터화하겠습니다. 시민이 참여하는 ‘마이 데이터’ 기증 운동을 추진하고, AI 기술을 활용한 공공서비스, 생활문제 해결 등 시민 참여를 이끌어 내겠습니다. 상상력과 창의력, 기술력을 가진 청년들이 광주에 오면 창업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AI종합지원센터에서 사업화, 투자재원, 멘토, 법무 특허서비스 등 각종 지원도 원스톱으로 제공하겠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AI 기반 광주형 뉴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세계는 이전과 분명 달라질 것입니다. 광주시는 ‘광주형 뉴딜의’ 비전으로 △AI 기반 ‘디지털 뉴딜’ △탄소중립(Net-zero) ‘그린 뉴딜’ △상생·안전의 ‘휴먼뉴딜’을 제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2045년 에너지 자립률 100% 달성을 목표로 ‘광주형 AI-그린뉴딜’ 3대 전략도 세웠습니다. 2045년 탄소중립 에너지자립도시가 실현되면 광주는 미세먼지 걱정 없는 친환경 청정도시로 탈바꿈할 것입니다. 또 일자리가 늘어나고 소득이 증가해 사람과 기업이 찾아오는 광주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AI-그린뉴딜 정책은 에너지자립도시 실현을 통해 글로벌 녹색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