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자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자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더불어민주당이 제시한 수도 이전론 승부수에 야권이 분열하는 모양새다.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민주당이 제시한 수도 이전론은 국면 전환용일뿐이라며 입단속을 지시했지만 27일 충남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수도 이전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앞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행정수도 이전 카드를 제시했다.

통합당은 이에 대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부동산 가격 폭등 등 여권의 악재를 희석하기 위한 '국면전환용'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충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여당이 불쑥 나서 백년대계의 숙제를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데 또다시 이용하고 있다. 집값 폭등에 대한 불만 여론을 잠재우려고 수도 이전 카드를 이용하는 얄팍한 정략적 술수가 엿보인다"면서도 헌법 개정을 통해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진석 의원은 현재 세종시 상황을 언급하며 "수도권 집중의 부작용을 해소하고 균형발전을 추구하겠다는 목표는 기대에 못 미쳤고, 행정 비효율이라는 '마이너스 효과'는 더 심각하다"며 "어차피 언젠가 우리가 다시 수습책을 마련해야 할 사안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들(정부여당)은 앞으로 수도 이전 문제를 줄기차게 부르짖을 것"이라며 "이 과제에 소극적인 우리를 지역균형발전 반대 세력으로 낙인찍어 반사이익을 꾀하려 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병준 통합당 세종시당위원장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여권에서 저렇게 강하게 치고 나오면 이 문제를 받아서 국민들이나 야당이나 제대로 된 대안을 내놔야 된다"라며 "실질적으로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 우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추진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이 정부가 출범한 지 벌써 3년인데 지난 3년 동안 뭐하고 있다가,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다가 갑자기 던지나"라면서도 "(국면전환용이라는) 의심이 있지만 기왕에 이렇게 던졌으면 이것을 받아서 제대로 된 수도 이전의 대안을 마련해야 된다"라고 했다.

이장우 통합당 대전시당위원장도 26일 성명을 통해 "행정수도 이전은 국토균형발전, 지방분권, 수도권 과밀화 해소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며 "진정성을 바탕으로 행정수도 이전 논의를 공론화하는 것은 대한민국 백년지대계를 위해 바람직하다"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