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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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만큼 오른다’ ‘(문제를 풀 때) 먼저 전체적으로 훑어보라’ 등의 공부비법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볼 수 없는 만큼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61부(부장판사 권오석)는 입시학원 강사 김모씨가 서울대생 유튜버 안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김씨는 2012년 펴낸 책에서 ‘벼락치기 필살법’이라며 △한 만큼 오른다 △먼저 전체적으로 훑어보기 △문제 읽고 바로 답 읽기 등의 방법을 제시했다. 또 “20시간 공부해야 하는데 5시간밖에 안 남았다면 그 5시간을 철저히 공부하라” “‘앞부분 꼼꼼 + 뒷부분 놓침’보다는 ‘전체적으로 적당히’가 낫다”, “벼락치기 할 때는 문제 하나하나를 풀기엔 시간이 부족하니 바로 답을 보라” 등의 방법도 말했다. 입시 관련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안씨는 이후 비슷한 내용을 방송에서 소개했다.

김씨는 안씨가 방송에서 자신의 책 내용을 도용했다며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3000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논란이 된 공부비법들을 ‘독창적인 창작물’로 인정하기 어렵고, 안씨가 김씨 책에 소개된 것과 일부 유사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안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기존에 공부방법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고,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나 표현형식을 이용해 설명한 것”이라며 “안씨가 이 방법론을 차용했더라도 저작권의 효력이 미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