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자산으로 시작해 마지막까지 그 하나로 끝나는 재미 없는 리츠(REITs·부동산간접투자회사)는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윤장호 코람코자산신탁 상무는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코람코에너지플러스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주유소 리츠) 상장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유소 리츠'로 시작했지만 수익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주유소 리츠는 코람코자산신탁에서 이리츠코크랩 다음으로 선보이는 상장 리츠다. 주요 임차인은 현대오일뱅크와 SK네트웍스로 전체 임대료의 89%를 차지한다. 기초자산은 전국 187개 주유소의 토지, 건물, 구축물 등이다.

투자자들에게 배당을 주는 구조는 다른 리츠들과 대동소이하다. 현대오일뱅크 주유소와 SK네트웍스의 스피드메이트에서 발생하는 임대수익이 배당재원으로 활용된다. 현대오일뱅크 및 SK네트웍스와는 10년간의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배당은 연 2회 주기다. 5월말과 11월말에 나온다. 배당수익률은 연 6.2%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할 부분은 남은 11%의 기타임차인들이다. 배당수익을 추가로 낼 수 있는 변수여서다. 기타임차인들은 매출연동형 임대차 계약이 맺어져 있는데, 맥도날드 같은 퀵서비스 레스토랑(QSR)이 많다.

윤 상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업종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유소의 남는 부지에 드라이브 스루를 위한 공간을 마련해 추가적인 매출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코람코신탁이 지난해 기초자산을 마련하기 위해 주유소만 사온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코람코신탁은 주유소가 있는 부지도 함께 매입했다. 주유소 리츠의 자산 규모는 1조1274억원인데, 토지가 1조347억원으로 전체의 92%를, 건물은 927억원에 불과하다.
리츠가 상장한 이후 보호예수가 풀리는 1년 후부터는 활발하게 자산을 사고판다는 계획이다. 현재 사들인 주유소는 수도권과 지방에 분포돼 있다. 앞으로는 지방에 있는 주유소와 토지를 정리하고 입지가 좋은 수도권 내지는 서울에 있는 주유소와 부지를 사들이겠다는 계획이다. 토지와 건물 매각에 따른 차익은 고스란히 배당수익에 반영된다는 게 코람코의 설명이다.

윤 상무는 "현재는 수도권 지역에 51%, 지방광역시에 21%, 이 밖에 나머지 지역에 28%의 비율로 자산이 분포돼 있는데 향후에는 수도권 외 주유소를 매각해 수도권 주유소를 새롭게 자산에 편입해 포트폴리오(투자자산군)의 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투자자산도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주유소와 정비소, 패스트푸드점 정도만 입점해 있지만 향후에는 가전, 가구회사 등도 입점해 다양화시킬 것이라는 구상이다.

이정주 리츠사업2본부 차장은 "다양한 업종의 임차인들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비대면 서비스 확대에 따라 물류업체와도 손잡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상장전 지분투자(프리IPO)를 통해 많은 기관들이 들어왔다. 코람코 현대오일뱅크 SK네트웍스는 물론 교보생명 KDB생명 중소기업은행 등이 투자했다.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기관투자자에 대한 수요예측이 진행된다. 상장예정일은 내달 말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