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 시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 시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경기도가 온라인 중고차 매매 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매물의 95%는 '허위 매물'로 드러났다. 정식 매물이라고 등록된 100대 가운데 95대는 온라인 게시 내용과 달랐던 셈이다.

경기도는 지난달 5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차량 소재지, 사업자 정보, 시세 등이 부실한 온라인 중고차 사이트 31곳을 선정해 한곳당 매물 100대씩 임의 추출한 뒤 자동차등록원부와 대조한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SNS로 제보받은 내용의 검증을 지시해 이뤄진 조사 결과다.

온라인 사이트에서 추려낸 3096대를 대조한 결과 실제 중고차 상사명의로 소유권 이전 뒤 매매상품용으로 정식 등록된 차량은 150대(4.8%)에 불과했다. 나머지 차량들은 이미 팔려 명의이전이 완료됐거나(2547대), 번호가 변경됐거나(304대), 말소됐거나(71대), 차량번호 조회가 불가능(24대)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중고차 판매자는 차량 명의를 상사로 이전한 뒤 판매하고, 판매된 뒤에는 삭제해야 한다. 2946대(95.2%)는 존재하지 않는 허위 매물이었던 셈이다. 이런 허위 매물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홍보해 소비자를 유인하는 용도로 쓰인다. 특히 2390대(81.1%)는 명의이전이 완료된 지 1년 이상 지났지만 매물로 게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지예 경기도 공정경제과장은 "국내 중고차 매매시장은 연간 220만~230만대, 27조원 규모에 달하지만 자동차를 허위로 등록하거나 싼 가격으로 고객을 유인한 뒤 비싸게 파는 등 구매자와 판매자 간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가 만연하고 있다"고 조사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경기도가 이렇게 등록된 차량들의 판매가격을 확인한 결과 판매자가 게시한 판매가격은 평균 748만3000원 수준이지만, 실제 취득가액은 평균 2129만6000원으로 2.8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주행거리 역시 판매할 때는 5899km이지만, 명의이전 당시 실제 주행거리는 2만8422km로 4.8배 길었다.

도는 소비자피해 예방을 위해 자동차365홈페이지 등에서 제공하는 실매물 검색 서비스 활용을 권장했다. 김 과장은 "허위매물을 게시하고 부당한 광고를 하는 것은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행위"라며 "이를 위반한 중고차 판매 사이트 31곳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의뢰와 함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차단조치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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