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라 더 좋다…요즘 막걸리 어디까지 마셔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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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 막걸리 판매량, 소주 맥주 와인 앞질러
▽ 텁텁했던 막걸리, 부드럽고 달짝지근하게
▽ 감각적 디자인으로 2030 젊은 층 공략
▽ 텁텁했던 막걸리, 부드럽고 달짝지근하게
▽ 감각적 디자인으로 2030 젊은 층 공략
'비오는 날엔? 막걸리에 파전이지~'
한 달 째 장마가 이어지면서 비오는 날과 연관성 높은 '막걸리'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점이 주된 원인이지만 막걸리가 다양한 제품과 트렌디한 전략을 앞세우며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점도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27일 편의점 이마트24에 따르면 최근 한 달(6월 24일~7월23일)간 막걸리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주(4.0%) 맥주(3.6%) 와인(2.8%) 등 일반 주류 판매량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CU편의점에서도 막걸리 매출(6월 24일~7월26일)은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하며 소주(13.5%)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막걸리 매출이 늘면서 곁들일 수 있는 대표 안주인 '파전'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밀가루 매출은 전년보다 38.2% 늘었다. GS25에선 밀가루와 부침가루의 매출이 전월대비 각각 50.1%, 104.0% 급증하기도 했다.
비오는 날엔 막걸리와 파전을 먹는다는 말이 실제로 매출로 증명된 모습이다.
텁텁했던 막걸리, 부드럽고 달짝지근하게
최근 막걸리는 '기성세대의 술'이라는 인식을 뒤엎고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달콤한 맛을 첨가하거나, 도수를 낮추고 젊은 층의 감성을 자극하는 패키지를 통해 2030세대를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탁주가 2018년 출시한 '인생막걸리'는 '올드함'을 벗어던지고 2030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먼저 용기 및 패키지를 바꾼 점이 주효했다.시골 논두렁에서 한번 쯤은 봤을 듯한 불투명한 녹색 용기에서 벗어나 투명한 용기로 바꾸고 다양한 색감을 넣은 디자인의 패키지를 선보였다. 지난 5월에는 체크 이미지를 넣은 레트로풍의 라벨 디자인으로 리뉴얼하며 2030세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또 쌀 이외에 밀을 섞어 부드러운 풍미를 살리고 도수를 기존 6%에서 5%로 낮췄다. 지평주조의 지평막걸리, 국순당의 1000억 유산균막걸리도 도수를 5%로 낮췄으며 강석필 주가에서 내놓은 '꿀막걸리'는 달콤한 맛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공략했다. 텁텁한 맛이 느껴졌던 막걸리가 부드럽고 달짝지근하게 바뀌자 2030세대의 여성 소비자층도 열띤 호응을 보냈다.
기세를 몰아 지평주조는 청량감을 극대화 한 신제품 ‘지평 이랑이랑’을 출시했다. 홈술(집에서 술을 먹는다는 신조어)족 증가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샴페인 와인 시장을 공략, 일반 막걸리보다 탄산을 강화한 스파클링 막걸리를 선보인 것이다. 지평주조 측은 "막걸리가 소비자의 일상에서 폭 넓게 즐기는 술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국순당은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전략으로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성분을 함유한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는 최근 미국에 수출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건강과 저도수에 관심이 높아진 미국의 2030세대를 중심으로 현지 막걸리 소비층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국순당은 코로나19로 촉발된 친환경 경영을 활발히 펼치며 '착한 기업'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 중이다. 생막걸리를 기존 녹색 패트병에서 친환경 투명 용기로 변경하고, 용기에 라벨을 붙인 채로 분리 배출해도 쉽게 재활용 할 수 있도록 했다.
젊은 소비자들이 막걸리에 친숙해지면서 인스타그램에는 #막걸리 슬러시#막걸리 꿀주도 등장했다. 막걸리 슬러시는 막걸리와 얼음 과일 등을 함께 갈아넣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막걸리와 우유를 1대 1 비율로 넣고 꿀 설탕을 1~2스푼을 넣은 뒤 거품기로 저으면 막걸리 꿀주가 완성된다.
발효기 제조기업 슬로동양평은 홈술족을 겨냥해 수제 막걸리를 만들 수 있는 키트를 선보였다. 밑술쌀과 덧술쌀에 물만 부어주면 발효가 시작돼 막걸리를 만들 수 있다. 밑술쌀에는 고두밥과 누룩이 황금비율로 맞춰져 있어 물만 부어주면 전분이 누룩의 효소에 의해 가수분해돼 달달한 당으로 당화된다. 당화된 밑술에 효모들이 증식돼 술맛을 결정하는 베이스 술은 이틀 만에 완성된다. 밑술이 완성되면 덧술쌀을 넣어주고, 물을 채워주면 2시간 후부터 막걸리 발효가 시작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막걸리의 도수는 약 14~15도 정도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에 내리는 비가 이번 주에도 계속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평년(32일)보다 긴 장마가 이어지고 있다"며 "서울·경기와 강원도·충청도는 목요일까지, 전라도와 경상도·제주도는 수요일까지 비가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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