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의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 순이익도 같은 기간 17%가량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이 은행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 대출' 늘린 우리·기업은행, 충당금 쌓느라 실적 뒷걸음질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66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27일 발표했다. 1조179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 줄었다. 그룹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리은행의 이익이 감소한 게 컸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667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1조2469억원)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기업은행도 이날 상반기 순이익(자회사 포함)이 82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9859억원)보다 16.7% 감소한 수치다.

두 은행의 상반기 ‘성적표’에는 코로나19 사태가 크게 작용했다. 코로나 사태 지원 대출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이차보전대출(1차 기준 약 5000억원)을 내줬다. 기업은행은 코로나 사태 이후 4~6등급 중신용자까지 초저금리 대출을 해주며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을 크게 늘렸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충당금 규모도 크게 늘렸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대손충당금을 72억원만 쌓았지만 올 상반기에는 3369억원을 적립했다. 기업은행은 상반기에 총 718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전년 동기(6116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많은 규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에 따른 비용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이라며 “충당금을 미리 쌓은 만큼 하반기에는 더 적극적인 영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