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회사 및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이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펀드를 활용한 구조화상품에 5억달러(약 5975억원)를 투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자산에 대한 실사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기관들이 간접투자 방식으로 해법을 찾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DB손해보험, 행정공제회를 포함한 기관들은 KKR이 운용하는 복수의 펀드에 분산 출자하는 특수목적기구(SPC) 구조화채권에 5억달러를 투자했다. 이 SPC는 KKR이 조성하는 펀드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설립했다. KKR이 2억7000만달러 규모의 후순위대출을 약정하고, 선순위대출은 국내 투자자들이 책임지는 방식으로 총 7억7000만달러(약 9202억원)를 조달했다.

한국 기관투자가와 KKR이 설립한 SPC는 향후 KKR이 조성하는 다양한 전략의 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한다. KKR의 플래그십펀드를 비롯해 투자전략, 투자지역, 설립연도가 다양한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국내 기관은 KKR의 다양한 펀드에 분산 대출투자를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KKR이 직접 후순위대출을 책임져 선순위 투자자의 손실 가능성을 줄인 것도 이 구조화채권의 특징이다. 구조화금융 분야 신용평가사인 크롤본드레이팅(KBRA)은 이 채권에 A-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연간 예상 수익률은 비슷한 등급의 선순위대출 수익률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 실사가 어려워지다 보니 실사 없이도 투자 가능한 간접투자 자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