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사진=최혁 기자
김어준 /사진=최혁 기자
일본군 위안분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냄새가 난다"며 배후설을 제기했던 방송인 김어준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김어준은 27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 3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엔 "할 말이 없다"면서 자리를 떴다.

"이용수 할머니의 배후가 아직도 있다고 생각하냐", "이용수 할머니에 대해 사과할 마음이 있냐"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김어준은 지난 5월 26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문을 읽어보면, 이 할머니가 쓴 게 아닌 게 명백히 보인다"며 "냄새가 난다"면서 배후설을 제기했다.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문이 최용상 가자인권평화당 대표와 비슷하다는 게 김어준이 주장하는 배후설의 근거였다.

뿐만 아니라 "할머니가 굉장히 뜬금없는 얘기를 하셨다"며 "누군가의 의도가 반영돼 있다"면서 배후설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이용수 할머니는 같은 날 저녁 JTBC와 인터뷰에서 "옆에 수양딸이 있으니 이대로 똑바로 써달라고 했다"면서 배후설을 부인했다.

그럼에도 김어준은 다음날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왜곡된 정보를 누군가 할머니께 드린 것이 아니냐"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이용수 할머니는 5월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나는 백 번 천 번 얘기해도 저 혼자 밖에 없다"며 "내가 바보냐, 치매냐, 누구도 거드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배후설을 반박했다.

이에 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지난 6월 1일 서울서부지검에 "김어준이 허위사실 적시로 이용수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사준모 측은 고발장을 통해 "이용수 할머니가 반박한 이상 김어준의 방송 내용은 허위 사실로 봐야 한다"며 "이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함과 동시에 현재 검찰 수사 중인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을 구제하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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