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경두 국방부 장관(사진)은 28일 탈북민 김모 씨의 '수영 월북' 사건과 관련해 "저는 무한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국민들께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방과 관련된 모든 책임의 끝은 국방부 장관에게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야는 이날 김모 씨의 재입북 사건과 관련해 군(軍)의 '경계실패'를 질타하고 후속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계태세에 추호도 빈틈이 있어서 안 되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서 국민들이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며 "진상조사를 철저히 하고 명명백백하게 밝히면서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군 기강, 작전 기강 차원에서 신상필벌하고 전·후방 각지 경계태세 시스템을 보강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황희 의원은 "최근 들어 김포·강화로 이어지는 한강하구에서 귀순하는 것이 반복이 된다. 전체를 물샐 틈 없이 하는 게 매우 어렵다. 그래도 이렇게 횟수가 잦아지는 것은 분명한 문제"라며 "김포·강화 지역의 경계근무를 강화하기 위한 종합적인 매뉴얼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있어야 된다"고 했다.

설훈 의원은 "장비들이 북쪽에서 넘어오는 걸 감시하기 위해서 주로 만들었지만 지금 월북한 걸 보면 북측에서 밀고 내려올 수도 있는 이야기 아닌가"라며 "한번도 점검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강대식 미래통합당 의원은 "국민이 한강을 헤엄쳐 월북했는데도 우리 군은 북한방송에 보도된 후 이러한 사실을 인지했다고 한다. 상상만으로도 아찔한 상황이 아닌가"라며 "이렇게 허술한 군사대비태세에 적군의 간첩이 우리 국토에 침투해서 첩보 활동 등 마음껏 활보하다가 탈출하지 않았다고 누가 확신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같은당 신원식 의원은 맥아더 장군의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너무나 막강한 적과 싸울 때는 열심히 해도 질 수 있지만 경계작전 그럴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주경 의원은 "하늘과 바다, 땅에서 많은 장병이 애쓰고 있는데 그것이 마치 그들의 잘못인 것처럼 되는 것이 너무 슬프다"며 "어딘가 구멍이 있다는 것은 그 정도의 구멍은 눈감아도 된다는 안일한 의식 때문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전했다.

이채익 의원은 "우리 국방의 경계태세 실패를 보면서 참으로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이러한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