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PS보다 高스펙"…위성항법 시장 뒤흔드는 中 '베이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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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플랫폼'의 공습
(2) 통신·모빌리티 美에 도전
'중국판 GPS' 20년 만에 구축
자체 위성항법시스템 갖춰
美·러시아·EU 이어 네 번째
(2) 통신·모빌리티 美에 도전
'중국판 GPS' 20년 만에 구축
자체 위성항법시스템 갖춰
美·러시아·EU 이어 네 번째
지난 6월 23일 중국 쓰촨성 시창위성발사센터. 오전 9시43분 운반로켓 창정(長征)3호에 실려 중국판 위성항법장치(GPS)로 불리는 ‘베이더우(北斗)’ 위성항법시스템을 구성하는 마지막 55번째 위성이 발사됐다. 중국은 미국의 GPS에 대항해 독자적인 위성항법시스템을 개발하기 시작한 지 20년 만에 이를 완성했다.
GPS는 지구를 도는 인공위성을 통해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차량, 항공기, 선박 운항뿐 아니라 기상, 어업, 임업, 토목 측정, 금융 서비스 등에까지 이용된다. 5세대(5G) 이동통신과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드론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다. 전투기, 함정, 무인공격기, 지상 전투 등 군사 분야에서도 폭넓게 활용된다. 전문가들은 세계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미국에 중국이 강력한 도전자로 떠올랐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은 이로써 미국 GPS와 러시아 글로나스, 유럽연합(EU) 갈릴레오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자체 위성항법시스템을 갖췄다. 중국 정부는 베이더우 개발에 모두 100억달러(약 11조90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더우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이미 70%를 넘었다. 중국 내 스마트폰의 약 80%에 베이더우 수신 장치가 장착돼 있다. 일반 차량 6600만 대, 우편 및 택배 차량 5만1000대, 공무용 선박 1356척, 수상 보조시스템 8600개, 항공기 300대에 베이더우 시스템이 적용됐다.
지난해 중국의 베이더우 서비스산업의 총생산액은 3450억위안(약 59조원)으로 전년 대비 14.4%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를 베이더우 서비스산업 발전 원년으로 삼았는데, 산업 가치가 4000억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GPS(35개 위성)보다 많은 위성(55개)을 운용한다는 점을 내세워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24시간 고정밀 위치와 시간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활용해 베이더우 서비스 지역을 현재 100여 개국에서 크게 늘려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미 파키스탄, 태국, 쿠웨이트 등 중국의 전통 우방과 상당수 일대일로 참여국이 베이더우 시스템을 도입했다.
군사 분야에서도 미국 GPS와 중국 베이더우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베이더우를 이용해 정밀 유도 무기 등을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더우는 일반용과 군사용으로 나뉘어 서비스된다. 무료로 공개되는 일반용은 위치 오차가 5~10m지만 암호화된 군사용은 오차 범위가 10㎝ 이내에 불과하다. 30㎝ 이내로 알려진 미국 GPS보다 더 정확하다는 게 중국 측의 주장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딘 쳉 수석 연구원은 “앞으로 민간·군사용 위치확인 서비스 시장은 미국 GPS와 중국 베이더우를 겸용하는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정부는 베이더우를 이용해 대외 영향력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스토퍼 노먼 영국 노섬브리아대 우주정책학과 교수는 “중국은 대규모 경제 원조를 앞세워 서비스 지역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이나 삼성 등 중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베이더우 시스템을 장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GPS는 지구를 도는 인공위성을 통해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차량, 항공기, 선박 운항뿐 아니라 기상, 어업, 임업, 토목 측정, 금융 서비스 등에까지 이용된다. 5세대(5G) 이동통신과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드론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다. 전투기, 함정, 무인공격기, 지상 전투 등 군사 분야에서도 폭넓게 활용된다. 전문가들은 세계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미국에 중국이 강력한 도전자로 떠올랐다고 평가하고 있다.
세계 네 번째로 독자 위성항법시스템
중국이 베이더우 시스템 개발에 나선 것은 1994년부터다. 당시 미국이 이라크전쟁에서 GPS를 이용해 목표지점을 정밀 타격하는 것에 충격을 받아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베이더우 프로젝트는 3단계로 추진됐다. 2000년 10월 첫 위성을 발사한 이후 2003년까지 4개의 시험위성을 통해 중국 본토를 대상으로 베이더우 1호 시스템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이어 2007~2018년 베이더우 2호 시스템을 구축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베이더우 3호 시스템은 2017년 처음 발사됐고, 올해 말 완성될 예정이다.중국은 이로써 미국 GPS와 러시아 글로나스, 유럽연합(EU) 갈릴레오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자체 위성항법시스템을 갖췄다. 중국 정부는 베이더우 개발에 모두 100억달러(약 11조90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더우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이미 70%를 넘었다. 중국 내 스마트폰의 약 80%에 베이더우 수신 장치가 장착돼 있다. 일반 차량 6600만 대, 우편 및 택배 차량 5만1000대, 공무용 선박 1356척, 수상 보조시스템 8600개, 항공기 300대에 베이더우 시스템이 적용됐다.
지난해 중국의 베이더우 서비스산업의 총생산액은 3450억위안(약 59조원)으로 전년 대비 14.4%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를 베이더우 서비스산업 발전 원년으로 삼았는데, 산업 가치가 4000억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놓고 미·중 패권 경쟁
미국은 1970년대 GPS를 개발해 군사 분야에 사용해오다 1993년부터 민간에 무료 개방하면서 세계 시장을 장악해왔다. 전문가들은 베이더우 시스템 완성으로 세계 위치확인 서비스 시장을 둘러싼 미·중 패권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앤드루 뎀스터 호주 우주공학연구소 소장은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마침내 미국 GPS에서 완전히 독립하게 됐다”며 “지난 수십 년간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온 미국의 위상이 적지 않게 흔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중국은 미국 GPS(35개 위성)보다 많은 위성(55개)을 운용한다는 점을 내세워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24시간 고정밀 위치와 시간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활용해 베이더우 서비스 지역을 현재 100여 개국에서 크게 늘려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미 파키스탄, 태국, 쿠웨이트 등 중국의 전통 우방과 상당수 일대일로 참여국이 베이더우 시스템을 도입했다.
군사 분야에서도 미국 GPS와 중국 베이더우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베이더우를 이용해 정밀 유도 무기 등을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더우는 일반용과 군사용으로 나뉘어 서비스된다. 무료로 공개되는 일반용은 위치 오차가 5~10m지만 암호화된 군사용은 오차 범위가 10㎝ 이내에 불과하다. 30㎝ 이내로 알려진 미국 GPS보다 더 정확하다는 게 중국 측의 주장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딘 쳉 수석 연구원은 “앞으로 민간·군사용 위치확인 서비스 시장은 미국 GPS와 중국 베이더우를 겸용하는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정부는 베이더우를 이용해 대외 영향력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스토퍼 노먼 영국 노섬브리아대 우주정책학과 교수는 “중국은 대규모 경제 원조를 앞세워 서비스 지역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이나 삼성 등 중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베이더우 시스템을 장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