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가치가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함에 따라 경제 회복에 제동이 걸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회복 늦어진다"…달러 가치 추락
미국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ICE)에 따르면 달러지수는 28일 93.86을 기록했다. 달러지수는 유로, 엔, 파운드 등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미 달러화 가치를 산정한 지수다. 달러지수가 93대로 낮아진 것은 2018년 6월 이후 2년 만이다. 지난 3월 100을 넘어섰던 달러지수는 지난달 예년 수준으로 회복됐다가 이달 들어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달러 가치 하락의 원인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을 꼽았다. 키트 주크스 소시에테제네랄 외환전략가는 “미국은 코로나19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달러 가치 하락은 미국 경제가 저조한 실적을 낼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미 정부와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도 달러 가치 하락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Fed 통화정책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Fed가 부정적인 경기 전망을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추가 부양책이 나온다면 또다시 달러 가치는 하방 압력을 받는다는 분석이다. 윈 싱 브라운브러더스 해리먼 통화전략실장은 “Fed 자산이 올 들어 7조달러로 이전보다 70% 이상 증가했다”며 “그만큼 적극적으로 돈을 풀고 있기 때문에 달러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달러 약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국적 금융사인 엑산티의 옌스 노드바그 최고경영자(CEO)는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달러화가 6년간 강세였던 만큼 이제 조정을 받기 시작했을 뿐”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