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숙 카루나힐링 대표 "업무보다 관계에서 스트레스…이해·소통 폭 넓혀야"
직장인들은 스트레스를 달고 산다. 참고 지내면 몸과 마음에 병이 찾아온다. 조직에도 손실이다. 적절한 처방이 필요하다.

박지숙 카루나힐링 대표(사진)를 28일 만나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들어봤다. 카루나는 슬픔과 고통에 빠진 사람을 구제한다는 의미의 산스크리트어다. 박 대표는 동국대에서 ‘선(禪) 심리치유’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국내에 ‘마인드힐링’이란 개념을 처음 소개했다. 대기업 최고위 임원들을 1 대 1로 상담하는 등 직장인 심리치유 전문가로 꼽힌다.

보통 실적과 업무 부담이 스트레스를 불러온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박 대표의 진단은 다르다. 그는 “대부분의 직장인은 이미 ‘업무 부담’을 각오하고 있어 스트레스 정도가 심하지 않다”며 “그보다는 선후배, 동료들 간 관계에서 불거지는 갈등이 스트레스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남과 비교하고, 남을 탓하는 마음’도 스트레스의 요인으로 꼽았다. 해법은 ‘역지사지 훈련’이다. ‘저 사람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지’라고 계속 생각하면 뇌가 부정적으로 굳어진다.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갖는 훈련이 필요한 이유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법’을 묻는 대기업 고위 임원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들의 의사 결정이 많게는 수십만 명의 직원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상당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그를 찾아온다는 것. 박 대표는 그럴 때마다 ‘밸런스 맞추기’를 권한다. 주말에도 일 생각을 하는 건 임원들의 운명이겠지만 ‘과하게 몰입하면’ 역효과를 낸다는 얘기다. 그는 “예컨대 ‘성실하게 파고든다’는 장점은 자칫 ‘디테일에만 집중한다’는 단점으로 바뀔 수 있다”며 “‘명상’을 통해 항상 깨어 있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상이 뭔지 물었다. ‘지금 이 순간에 오롯이 집중하는 것’이라고 했다. 명상으로 현재에 집중하다 보면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현재가 모여서 미래가 되고 과거가 된다”며 “순간에 집중하면 현재의 일에서 성과를 내고 미래는 물론 과거에 대한 기억도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직장인에겐 업무 시작 전 1분간 심호흡(3회) 하기, 점심 식사 후 햇볕을 쬐며 10분 걷기 등을 권했다. 이 정도만으로도 일상에서 명상의 효과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박 대표는 “심호흡은 마음이 평정심을 찾지 못하고 요동칠 때 잠시 ‘쉼’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며 “걷기를 통해선 집중력, 창의력, 면역력 등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정신적 고통(코로나 블루)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100% 부정적 영향만 가져오는 일은 이 세상에 없다”며 “아주 작은 긍정적인 면이라도 찾아내 위안을 삼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에 고마움을 느끼게 된 건 코로나19가 가져온 긍정적 효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가족과의 식사, 친구와의 만남 등이 당연한 게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됐다”며 “바이러스 때문에 멈췄던 세상이 돌아가고 있는 것에도 감사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사람들이 ‘힐링’하게 되면 사회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