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프, 내년 인체 조직은행 만든다
“우리나라는 시신을 기증하는 사례가 많지 않아 조직 이식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로 가공된 조직을 수입하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아요. 우리만의 기술로 합리적인 가격에 환자에게 조직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신용우 도프 대표(사진)는 27일 조직은행을 설립하려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조직은행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인체 조직을 채취하거나 보관해 판매할 수 있는 기관이다. 인체 조직을 관리하려면 시설과 장비, 품질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심사가 까다롭다.

그럼에도 신 대표가 조직은행을 고집하는 이유는 이 회사만의 특별한 탈세포 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탈세포는 세포의 막을 터뜨려 유전물질이 들어 있는 세포핵을 제거하는 과정으로 조직 이식에 반드시 필요하다. 유전물질이 남아 있는 경우 이식된 조직을 외부 물질로 인식해 면역세포가 공격하는 면역거부 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수입해 쓰는 제품은 대부분 계면활성제를 이용해 탈세포한 조직이다. 세포막이 지방으로 이뤄져 있어 주로 계면활성제를 이용하지만 독성이 강해 조직에 잔존하는 경우 인체에 유해하다.

도프는 높은 압력에서 액체 상태로 변한 이산화탄소를 이용하는 초임계공정으로 탈세포를 한다. 이산화탄소는 물과 기름을 모두 녹일 수 있는 데다 안전하다.

도프는 2021년까지 조직은행을 설립하고 초임계공정 기술을 허가받아 가공된 조직을 판매할 예정이다. 조직은행에서 공급하는 조직은 임상을 거치지 않고 바로 판매할 수 있다. 현재 판매되는 신경도관 가격은 ㎝당 320여만원이다. 도프는 초임계공정을 통해 가격을 3분의 1 정도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뼈, 연골, 피부, 인대, 혈관 등 도프가 조직은행을 통해 판매할 수 있는 조직은 11개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