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000억원이 넘는 물량을 쓸어 담으면서 한국 증시로의 완전한 복귀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이날 대규모 순매수로 외국인은 이달 초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6131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간 집계가 순매수로 돌아선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3월 12조555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돌아온 외국인들, 삼성전자 집중 매수…저평가주도 사들여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가 9210억원을 차지해 비중이 압도적으로 컸다. 이어 삼성SDI(988억원), 삼성전자 우선주(622억원), LG화학(54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도체·비대면·2차전지 등 최근 증시를 주도한 종목 외에 중후장대나 소비재 분야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348억원·5위), LG생활건강(186억원·9위), SK이노베이션(151억원·11위) 등이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코덱스200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로 213억원어치를 처분했다. 한국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을 처분했다는 건 증시 상승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대차(149억원), 엔씨소프트(133억원), 한국전력(125억원) 등도 많이 팔아치웠고, 삼성전자를 많이 사들인 것과 달리 같은 반도체 종목인 SK하이닉스(93억원·5위)는 순매도를 많이 했다.

외국인의 순매수는 삼성전자에 집중돼 다른 분야로까지 온기가 눈에 띄게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매수 흐름이 이어지면 은행주, 경기순환주 등으로도 매수세가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하고, 별다른 부작용 없이 경기 회복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