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두산그룹의 벤처캐피털(VC) 자회사인 네오플럭스를 품에 안는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네오플럭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신한금융을 선정했다.

두산 계열 VC 네오플럭스, 신한금융지주 '품으로'
2000년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로 설립된 네오플럭스는 작년 말 기준 순자산 규모가 604억원에 달한다. 현재 거론되는 신한금융의 인수 가격은 약 700억원으로 알려졌다. 순자산 가치에 약간의 프리미엄을 더한 금액이다.

두산그룹이 네오플럭스 매각 방침을 밝힌 뒤 여러 사모펀드(PEF)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인수 의사를 밝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신한금융이라는 ‘강적’이 뛰어들면서 인수전은 비교적 싱겁게 마무리됐다. 당초 하나벤처스를 거느리고 있는 하나금융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으나 실제로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로 거론됐던 호반건설 역시 네오플럭스 인수전 참여를 부인했다.

신한금융은 네오플럭스 인수를 통해 자회사 진용에 VC를 포함하게 됐다. 이번 인수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VC를 거느리지 않은 금융지주사는 우리금융지주만 남게 됐다. 신한금융은 자체적으로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등을 세워 VC업계에 진입하는 것보다 신속하게 1조원 가까운 운용자산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네오플럭스는 2018년 영업이익 105억원, 순이익 84억원을 기록했다가 작년에는 영업손실 63억원, 순손실 53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VC의 특성상 개별연도의 손익 상황은 인수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18.55%다. (주)두산이 96.7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이 잇달아 VC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독립계 VC들은 경쟁 격화에 대비해 긴장하는 분위기다. 종전에는 금융지주사에서 출자를 받아 VC를 운영했지만 계열 VC가 등장하면 독립계 VC에 대한 출자 등이 예전보다 줄어들거나 정보전에서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은/황정환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