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지난주 그리스 섬 남쪽서 가스 시추 발표
에르도안 "시추 잠정 중단" 지시
터키 동지중해서 가스시추 중단…"그리스와 대화할 것"
터키가 그리스·키프로스공화국(키프로스) 등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동(東)지중해 천연가스 시추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이브라힘 칼른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CNN튀르크와의 인터뷰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시추를 잠시 중단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칼른 대변인은 "터키와 그리스가 대화를 통해 동지중해 자원개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그리스는 중요한 이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각자의 대륙붕에서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며 "논란이 있는 지역에서 공동 연구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터키는 지난 주 시추선 '오루츠 레이스'와 지원선 2척을 그리스의 로도스·카파토스·카스텔로리조 섬 남쪽 해역에 투입해 다음 달 2일까지 천연가스 탐사 및 시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리스가 주장하는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하는 것으로, 그리스는 물론 미국과 프랑스의 비판을 야기했다.

스텔리오스 페차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지난 27일 "터키는 해당 수역에서 함정을 철수해야 한다"며 "그리스는 국제법과 선린관계의 틀 안에서 터키와 협상에 들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동지중해의 일부이자 터키와 그리스 사이 바다인 에게해의 섬 대부분은 1923년 로잔 조약에 따라 그리스 영토가 됐으나 터키는 이를 완전히 인정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

또 터키는 지난해 5월부터 동지중해의 섬나라인 키프로스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 천연가스를 시추 중이다.

키프로스는 1960년 영국에서 독립했으며 이후 친(親) 그리스 장교들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터키군이 섬 북부를 점령해 키프로스와 북키프로스튀르크공화국(북키프로스)로 분단됐다.

국제법적으로는 그리스계 주민이 대다수인 키프로스만 정식국가로 인정받지만, 터키는 친(親) 터키계 정부가 들어선 북키프로스를 인정하고 보호국 역할을 하고 있다.

키프로스가 다국적 기업과 함께 연안 대륙붕 개발에 착수하자 터키는 북키프로스도 대륙붕 자원에 동등한 권리가 있다며 키프로스 수역에 시추선을 투입해 그리스·키프로스와 유럽연합(EU)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