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연 "힘겹게 여름 언덕 오른 사람에게 시원한 그늘 되길 바라며 詩 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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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연 시집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출간
![안희연 "힘겹게 여름 언덕 오른 사람에게 시원한 그늘 되길 바라며 詩 썼죠"](https://img.hankyung.com/photo/202007/AA.23344358.1.jpg)
안 시인이 최근 세 번째 시집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창비)을 펴냈다. 지난해 두 번째 시집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현대문학)을 펴낸 지 1년 만이다. ‘2020 오늘의 시’ 수상작 ‘스페어’를 비롯해 시 57편을 3부로 나눠 실었다.
먼저 삶의 바닥에서 느낀 세상의 슬픔을 보여주는 시들이 나온다. ‘쇠구슬 같은 눈물’(연루)로 차오르는 슬픔의 자리를 표현하고, ‘온 우주가 나의 행복을 망치려’(묵상) 드는 어둠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있는 삶 자체가 고통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어 ‘모든 피조물은 견디기 위해 존재하는 것//계속 가보는 것 외엔 다른 방도가 없다’(구르는 돌)며 태도 변화를 모색한다. ‘더럽혀진 바닥을 사랑하는 것으로부터’(열과) 삶을 다시 시작하고, 실패와 절망 끝에 남겨진 ‘나를 도려내고 남은 나로, 나머지의 나머지로서의 나로 오늘을 살아간다’(스페어)며 현재의 삶을 살기로 한다. ‘미로는 헤맬 줄 아는 마음에게만 열리는 시간’(추리극)임을 알기에 ‘너무 커다란 우리의/영혼을 조망하기 위해//뒤로 더 뒤로//멀리 더 멀리 가보기로’(자이언트) 결심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