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하남 집객효과 분석
주변상권 매출 최대 160% 뛰어
대형마트 소비촉발 효과 확인
이용객 30%가 인근 식당 이용
한국유통학회 사무차장을 맡고 있는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가 최근 국내 한 신용카드사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복합쇼핑몰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효과가 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조 교수가 대표적 사례로 꼽은 것이 스타필드다. 신세계는 ‘테마파크형 쇼핑몰’이란 콘셉트로 2016년 9월 경기 하남에 처음 스타필드를 세웠다. 스타필드 하남이 생긴 뒤 인근 집값이 크게 뛰고 상권이 확장되는 등 하남시 경제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조 교수는 이런 평가를 실증적으로 뒷받침했다.
스타필드 하남 반경 10㎞ 이내에는 2만 개에 가까운 상점이 있는데 이들의 매출이 매년 늘었다. 정치권 주장대로라면 매출이 감소해야 했다. 2016년 첫해 매출 증가율은 5.6%. 이듬해인 2017년은 약 8.0%, 2018년에는 7.6%를 기록했다. 가구 판매점은 2014년 대비 2018년 매출이 162%나 뛰었고, 편의점(매출 증가율 167%), 커피 전문점(63%), 약국(50%), 음식점(35%) 등도 큰 폭의 매출 증대 효과를 봤다.
상권 활성화에 기여한 것은 ‘집객효과’ 때문이다. 조사결과 스타필드 하남은 10㎞ 이상 떨어진 곳에서 방문하는 사람이 전체 방문객의 61.5%를 차지했다. 이들이 하남으로 유입돼 스타필드뿐 아니라 인근 식당에서 밥을 먹고, 커피 마시고, 물건을 사고 있다는 의미다. 집객 효과는 쇼핑몰의 규모가 클수록 더 확연히 나타났다. ‘미니 스타필드’로 불리는 스타필드 위례점은 10㎞ 밖에서 온 사람이 전체의 22.6%에 불과했다.
조 교수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도 조사했다. 마트 이용을 해 본 465명을 대상으로 작년 12월 설문을 벌였다. ‘전통시장에 갔다’고 답한 응답자는 5.8%에 불과했다. 동네 슈퍼에 갔다는 사람은 23.6%였다. 나머지 약 70%에 해당하는 사람은 △집에서 쉬었거나(19.7%) △온라인 쇼핑을 했거나(11.8%) △다른 마트를 방문(11.6%)했다. “규제의 목적이 달성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대형마트가 소비 촉진을 유발했다는 근거는 여럿 나왔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여섯 곳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들 매장 이용객의 약 29%가 주변 음식점에서 돈을 썼다. 인근 편의점과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구매한 사람도 10%를 넘었다. 설문조사에서도 대형마트 이용객 10명 중 6명은 인근에 있는 식당, 옷집 등 소매점을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치권에선 대형마트뿐 아니라 복합쇼핑몰 등 대형 유통 매장을 옭아매는 규제법안을 잇달아 내고 있다. 21대 국회 들어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8개에 이른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달 대표 발의한 개정안에는 복합쇼핑몰뿐 아니라 이케아 같은 전문점과 백화점, 아울렛, 면세점까지 월 1~2회 강제로 문을 닫게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