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6~9일 예정된 세계 최대 전자쇼 CES가 온라인으로 열린다. 올해까지는 매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기 어렵게 된 영향이다. 신제품 홍보·마케팅 장으로 CES를 활용했던 전자업체들은 고민에 빠졌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CES 2021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며 “2022년부터는 다시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할 계획”이라고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게리 샤피로 CTA 회장은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상황에서 수만 명이 한곳에서 안전하게 만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CES가 온라인에서만 열리는 것은 행사가 시작된 1967년 이후 처음이다.

전자업계는 시름에 잠겼다. 올해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 세계 3대 전자 전시회가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CES는 세계 정보기술(IT)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교류하는 행사다. 전시회에서 세계 전자업계 흐름을 파악하고, 타사 관계자 및 해외 고위 공무원 등 주요 인사들과 만나 네트워킹하기 위해서다.

연초 새로운 제품과 마케팅 전략을 발표하는 무대로 활용하기도 한다. 올해 초 열린 CES 2020에는 155개국 4500개 기업이 참가했고, 관람객 18만 명이 모였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내년 행사에 참가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준비하고 있었다”며 “부스를 직접 볼 수 없는 온라인 행사는 주목도가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아쉬워했다.

행사 마케팅을 대행하는 광고회사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매년 기업 광고가 줄어드는 가운데 전시회 등 행사는 ‘대목’이었기 때문이다. 한 광고회사 고위 관계자는 “전시행사 담당 팀이 올해 들어 수주가 없어 쉬고 있다”고 토로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기업들은 앞으로 CES 주최 측의 운영 계획에 따라 참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