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이 29일(현지시간) 미 연방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연방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실수들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유럽에서 닥쳐올 코로나19의 위협을 인식하는 데 늦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우리가 깨닫기도 전에 유럽으로부터의 (코로나19) 유입이 일어났다"며 "우리가 유럽의 위협을 깨닫고 여행을 봉쇄할 무렵에는 이미 매일 6만명이 유럽으로부터 (미국으로) 돌아온 지 2∼3주가 됐을 때였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중국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2월 2일 중국에서 오는 여행객을 차단했지만 유럽에 대해 여행 차단 조치를 내린 것은 3월 13일이었다.

최근 CDC가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3월 8일 무렵 미국 뉴욕시에서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이뤄지고 있었다.

레드필드 국장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에 미국 과학자들을 보내려 했으나 중국이 이를 거부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그는 "지난해 제야에 우한의 호흡기 질환과 관련한 사고를 경고하는 전화를 받았고 이튿날 곧장 첫 상황 보고서를 썼다"며 "우리는 이것이 국가안보에 영향을 줄 만큼 매우 심각한 상황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에 따라 CDC는 1주일 내에 과학자팀을 중국에 보낼 준비가 돼 있었으나 중국 정부가 이를 거부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로 인해 미국이 이 위험한 바이러스의 정체를 파악하고 조치를 하는 데 늦어졌다고 말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미국이 결국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낙관했다"며 "이제 우리가 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물리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깨닫고 보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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