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벌써 세 번의 임상시험을 마쳤을 정도로 연구개발 역량이 뛰어난 회사입니다. 세계적 석학들이 스톡옵션을 받으며 신약 개발을 돕고 있을 정도죠.”

황선욱 노브메타파마 대표(사진)는 “2형당뇨, 비만, 만성신장질환 등 많은 사람이 앓고 있는 대사질환의 치료에 펩타이드 신약이란 새로운 길을 제시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동화은행, 저스트인베스트먼트, 헤이호그인터내셔널 등 금융업계에 종사하던 그는 미국 재향군인부(VA) 산하 의학연구소에 재직하던 송문기 수석연구원과 손잡고 2010년 회사를 세웠다.

대사질환 억제 효소 활성화

노브메타파마의 주요 후보물질은 펩타이드 C01에 아연을 붙인 ‘CZ’다. 펩타이드는 2~50개의 아미노산이 결합된 물질이다. 몸 안에서 호르몬, 효소, 항체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C01도 인체에 원래 소량 존재하는 내인성 펩타이드다. 황 대표는 “C01은 이미 체내에서 기능하고 있는 물질이라 안전한 것은 물론 저용량으로도 효과가 좋다”며 “여기에 아연을 추가하면 당뇨와 비만에 대한 치료 효능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CZ는 대사질환의 발병에 관여하는 효소인 AMPK를 활성화한다. AMPK는 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물질인 NAD의 합성을 강화한다. NAD가 많이 만들어지면 세포의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가 활성화하면서 에너지 소비가 늘어난다. 그 결과 지방 생성이 억제된다.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췌장의 베타세포를 보호하고 인슐린의 신호전달을 강화해 세포가 포도당을 잘 흡수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황 대표는 “AMPK가 대사질환 치료에 가장 유망한 표적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서로 다른 대사질환이지만 기전이 유사해 하나의 후보물질로 다양한 적응증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AMPK를 활성화하는 대사질환 치료제는 해외에도 아직 허가받은 제품이 없다.

당뇨, 비만, 신장병 공략

노브메타파마는 CZ로 2형당뇨 치료제(NovDB2), 비만 치료제(NovOB), 만성신장질환 치료제(NovRD)를 개발하고 있다. 대사질환 신약 개발의 관건은 안전성이라는 게 황 대표의 설명이다. 대사질환이 대부분 만성적이기 때문에 약을 오래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CZ는 전임상과 임상시험에서 안전성이 검증됐다. 만성독성을 확인하는 전임상을 캐나다에서 2017년 마쳤다. 쥐에 26주, 개에 39주 동안 약물을 고용량으로 먹이고 독성이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실험이다. 3건의 미국 임상과 1건의 호주 임상에서도 안전성 문제는 없었다.

NovDB2는 인슐린 감도개선제다. 2형당뇨는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생긴다. 인슐린 저항성이 크면 혈당을 분해하는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혈당 수치가 올라간다. 인슐린 감도개선제는 인슐린의 기능을 정상화하는 치료제다. 현재 출시된 인슐린 감도개선제는 PPAR-감마 작용제다. 작용제는 세포의 수용체에 결합해 효과를 내는 물질이다. GSK, 다케다제약, 종근당 등에서 제품을 출시했다. 10여 년 전만 해도 PPAR-감마 작용제가 당뇨 의약품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심혈관질환 등 부작용으로 매출이 급격히 떨어졌다. 혈당을 개선하지만 비만을 유발한다는 단점도 있다.

NovDB2는 안전하게 혈당과 체중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세 번째 임상 2상을 신청한 상태다. 두 번의 임상에서 약물의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했다. 약물의 체내 안전성을 높여 추가 임상을 한다. 이르면 다음달 승인을 받고 연말에 임상을 시작한다. 이전 임상과 달리 이번 임상에서는 비만과 만성신장질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평가지표도 넣었다. 그는 “임상 3상 수준으로 이번 임상을 설계했다”며 “임상에 성공하면 이번 임상의 피험자 수만큼 임상 3상에서 환자를 덜 모집해도 될 것”이라고 했다.

세계적 석학들이 개발 참여

이 회사에는 세계적인 석학 두 명이 관여하고 있다. 요한 오웍스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 교수와 프랭크 그린웨이 미국 페닝턴바이오의학연구소 최고의학책임자(CMO)다. 오웍스 교수는 과학자문위원으로 들어왔다가 CZ의 잠재력을 보고 지난 3월 등기이사로 합류했다. 과학자문위원인 그린웨이 CMO도 스톡옵션을 받을 예정이다. 황 대표는 “오웍스 교수는 대사질환 분야의 권위자로서 그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을 협상하는 등 사업개발을 하고 있다”고 했다.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노브메타파마는 다음달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르면 9월에 상장을 완료한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