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사장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검사장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당사자인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KBS 오보와 관련해 현 수사팀이 무관하다는 설명을 내놔야 수사에 응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내놨다.

30일일 한 검사장의 변호인인 김종필 변호사는 입장문을 내고 "수사팀이 허위 음해 공작에 관련돼 있다면, 그 수사팀으로부터 수사를 받을 수는 없다는 것은 상식적"이라며 "중앙지검 핵심 간부가 한 검사장을 허위로 음해하는 KBS 보도에 직접 관여했고, 수사팀의 수사자료를 본 것으로 안팎에서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 검사장은 검찰에 출석 일정을 재조정해달라고도 요청했다. 한 검사장 측은 "수사팀이 허위 음해 공작과 무관하다는 최소한의 합리적인 설명을 해 줄 것을 요청하고, 그 후 출석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는 지난 18일 한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신라젠 관련 의혹에 연루시키는 취재를 위해 공모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가 녹취록 전문이 공개되면서 하루 만에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한 검사장은 KBS 관계자 및 기자에게 정보를 제공한 성명불상의 수사기관 관계자를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한 검사장과 수사팀의 총돌은 한층 거세지는 양상이다. 지난 24일 열린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과반 찬성 의견으로 한 검사장에 대해 '검찰 수사를 멈추고 기소하지 마라'는 권고를 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29일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에 있는 한 검사장 사무실을 찾아 수사심의위 개최 이전에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의 집행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정진웅 부장검사가 한 검사장으로부터 휴대폰 유심칩을 압수하려다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한 검사장 측은 "공권력을 이용한 부당한 독직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서울고검에 고소장 및 감찰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냈다. 정 부장검사 측은 "한동훈 검사장의 압수 거부 행위를 제지하면서 압수 대상물을 실효적으로 확보하는 과정이었다"며 "한 검사장에게 본인이 '독직폭행'했다는 식의 일방적인 주장과 함께 고소를 제기한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생각해 무고 및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