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확진자들이 다녀간 홍천군 내촌면의 한 캠핑장에서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있다.  2020.7.30/뉴스1
30일 확진자들이 다녀간 홍천군 내촌면의 한 캠핑장에서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있다. 2020.7.30/뉴스1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캠핑장을 다녀온 여섯 가족 18명 가운데 세 가족 6명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은 접촉자와 동선 확인을 위한 정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30일 강원도에 따르면 속초 4, 5번째 코로나19 확진자 부부 A씨(36)와 B씨(36‧여)는 지난 24~26일 홍천의 한 캠핑장을 C씨 부부와 함께 다녀왔다. 캠핑장에서는 6가족 총 18명(경기도 5가족 15명, 속초시 1가족 3명)이 함께 캠핑을 했다.

두 부부와 함께 캠핑을 갔다 온 딸 D양(6)은 속초에 도착하자마자 삼척 할아버지 집으로 떠나 삼척 보건당국에서 조사 중에 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또한 자택에서 손주와 함께 자가격리 중이다. 방역당국은 이날 이들에 대한 검체를 의뢰할 예정이다.

A씨는 또 27~28일 타지역까지 방문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두 부부와 접촉한 사람은 현재까지 총 6명이다.

이후 29일 C씨 부부가 성남 184, 185번째 확진자로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들과 동행한 E씨 가족의 아내와 아들이 각각 성남 186, 187번째 확진자로 판정을 받았다.

속초시보건소는 즉각 A씨 부부에 대한 검체 검사를 진행한 결과, A씨 부부는 30일 오전 1시40분께 양성 판정을 받았다. 부인인 B씨는 미열 증상을 보이고 있고, A씨는 무증상이다.

A씨 부부는 같은 날 오전 10시 강릉의료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속초 확진자 발생은 지난 3월29일 속초 3번째 확진자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30일 코로나 확진자들이 다녀간 홍천군 내촌면의 한 캠핑장. 2020.7.30/뉴스1
30일 코로나 확진자들이 다녀간 홍천군 내촌면의 한 캠핑장. 2020.7.30/뉴스1
최근 '비대면' 여행의 한 방편으로 휴가철 가족이나 지인끼리 소규모로 모여 숙식을 하는 캠핑이 늘어나는 가운데 캠핑장에서 무더기 확진자가 나오자 방역당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해당 캠핑장 일대에서 방역 작업을 실시하는 동시에 A씨 부부의 동선과 카드 사용 내역을 통해 접촉자를 파악하며 추가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캠핑 활동 당시 단체 식사, 음료 섭취, 대화 등 부가적인 활동을 하면서 마스크 착용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점을 확인했고 거리두기도 완벽하게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며 "여름 휴가지에서는 야외라고 하더라도 '3밀'(밀폐·밀집·밀접)의 환경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어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변, 산, 캠핑장 등 야외라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며 "휴가철 캠핑을 통한 집단감염 사례는 앞으로도 다른 장소, 다른 상황에서 또 다른 유행이나 확산을 낳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되도록이면 휴가는 한 가족 단위, 소규모로 이동하거나 현장에서 휴가를 즐겨주시기 바란다"며 "단체관광이나 전세버스 등을 통해 많은 사람이 한 번에 이동하고, 단체식사를 하는 것 등은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위험을 높이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